전 국가대표 최성국, “승부조작 주도하지 않았다” 해명(유튜브 인터뷰)
입력 : 2019.10.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축구계에서 퇴출됐던 최성국(36)이 승부조작 논란을 부인했다.

최성국은 2011년 K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제명됐다.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5년간 전 세계에서 축구선수로서의 활동이 금지되는 징계를 받았다.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던 ‘리틀 마라도나’의 몰락. 어린 시절부터 놀라운 재능으로 평가받았던 그였기에 충격은 배로 다가왔다.

최성국이 지난 27일 개인 유튜브를 통해 축구팬들 앞에 나섰다. 9년 전 있었던 승부조작을 해명했다.



그는 “9년 전에 있었던 승부조작 사건의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끊임없이 협박당하고,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끌려다니는 상황이었다. 당시 몸담고 있던 상무가 좋은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컵 대회는 경기에 많이 출전 못 했던 선수를 위주로 진행된다. 대회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어릴 때 같이 운동했던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안부를 물으며 내게 부탁했다. ‘경기에 나가는 후배들에게 천천히 뛰면 300만 원씩 주겠다’고. 안된다고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선배가 계속 부탁하니, 이야기만 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성국은 “후배들에게 말하니 '열심히 뛰어서 이기면 좋은 거고, 지면 용돈 300만 원이라도 받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다음 날 경기에 임했다. 열심히 하다 보니 비기게 됐다. 아무렇지 않게 버스에 올라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모르는 번호로 수없이 전화가 와있었다. 때마침 선배의 전화가 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위에서 난리가 났다며. 너한테 전화 걸겠다고 하더라. 내 번호를 왜 알려주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때부터 최성국은 본격적으로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고, 다짜고짜 욕을 하고 화를 냈다. 그 돈이 얼마인 줄 아느냐고. 그런 것인 줄 몰랐다. 돈을 다 물어내던지, 다음 경기에 한 번 더하던지. 거절했는데 계속 협박 전화가 왔다. 힘든 상황을 지켜보던 후배들이 ‘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끝나지 않겠냐’고. 그래서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수락했다”고 밝혔다.

갈수록 태산이었다. 경기 전날 호텔 방으로 끌려가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국은 “경기 전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호텔 위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건장한 남성 8명이 있었다. ‘내일 경기 잘못하면 너희 가만히 안 두겠다’고 엄포를 놨다. 너무 무서웠다, 가족이나 동료들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악몽 같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시 너무 무섭고 긴장되고 나로 인해 가족, 후배들이 해코지당할 것 같았다.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몰랐고, 그럴 용기도 없었다”며, “다음날 경기에서 졌다(베팅 성공). 전화가 와서 어떻게 할지 물었다. 그래서 돈 필요 없다. 다음부터 이런 전화 하지 말라고 했다. 이렇게 모든 상황이 끝났다”고 말했다.

직접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해 최성국은 “300만 원을 받고 승부조작을 주도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내가 이익을 챙겼거나 개인적으로 뭔가 얻은 게 없다.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돈이다. 내게 그렇게 필요한 돈이 아니었다. 선배의 부탁이길래 안일하게 생각했다. 결국, 나중에 브로커처럼 됐다. 처음에 잘못된 판단으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이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9년 만에 복귀를 결심한 이유로 진실을 밝히고, 떳떳한 가장이 되기 위해서였다. 그는 “용기를 낸 건 그동안 반성,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정말 죽고 싶었고, 이런 상황을 피하려 했다. 나만 없어지면 되는가 생각했다. 아빠의 도리를 하고 싶다. 아들이 운동 좋아하는 걸 보면서, 아들이 선택하지 않았던 부분에 있어 괜히 나쁜 아빠의 자식으로 남겨지는 게 슬픔으로 다가왔다. 힘들었다”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아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고, 조금 더 편하게 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어렵지만 용기 내 말씀드린다”고 진심으로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께 실망감과 분노를 드렸다. 많이 아껴주시고 관심을 주셨던 분들에게 죄송하다. 진심으로 어떻게 보답해드리고 싶다.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20여 년 동안 운동했고, 축구를 좋아한다. 유소년에게 찾아가 강의를 하거나 영상으로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 더 열악하게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도움 드리는 게 목표”라고 앞으로 계획을 알렸다.



사진=스포탈코리아, 최성국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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