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부주장의 투혼’ 경남, 마지막 간절함 가져야 할 때
입력 : 2019.1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창원] 곽힘찬 기자= 이젠 정말 간절해져야 할 때다. 선수들은 승점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강등을 피하기 위해선 마지막 두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경남FC는 오후 6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6라운드에서 상주 상무에 0-1 패배를 당했다. 전반 37분 김건희에게 선제골을 내준 경남은 마지막까지 공세를 퍼부었지만 동점골에 실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배수진이다. 물러설 곳이 없다. 앞서 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천 유나이티드에 2-0으로 승리하며 최하위 제주와 승점 2점 차로 좁혀졌다. 무승부만 거뒀어도 10위로 올라설 수 있었기에 경남의 아쉬움은 더 컸다.

이날 급한 쪽은 경남이었다.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의욕이 앞섰던 탓일까. 경남은 전반 18분 우주성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는 악재를 맞았다. 그리고 곧바로 부주장 이광선이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상황을 지켜보던 의료팀은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이광선은 이내 일어나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광선은 “손가락이 부러졌다. 그래도 꾹 참고 뛰었다”며 깁스를 한 손을 보여줬다. 이렇게 부주장이 투혼을 불살랐지만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그래도 부주장은 부러진 손가락을 붙잡고 조금씩 지쳐가는 선수들을 독려했다.

창원축구센터엔 3,000명이 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린 뒤에도 경기장에 남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팬들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응원을 멈출 수 없었다.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영광의 기쁨을 나눴기에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고자 했다.

샤워를 마치고 락커룸을 빠져 나오는 선수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 대한 죄송함과 생각했던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한 답답함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아직 K리그1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기회가 남아있다. 경남은 모두가 “안 될 거야”라고 할 때 반전을 일궈내는 능력이 있다. 올 시즌 유독 ‘극적인’ 경기를 많이 펼친 것도 ‘극장 DNA’가 있어서다. 선수단 모두 마지막 간절함을 가져야 할 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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