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광주FC의 ‘희로애락’ 광주월드컵경기장과 작별 인사
입력 : 2019.11.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주] 한재현 기자= 광주FC가 사상 첫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을 이뤄냈지만, 10년 가까이 홈으로 써 온 광주월드컵경기장과 이별했다.

광주는 지난 3일 전남 드래곤즈와 하나원큐 K리그2 2019 35라운드를 끝으로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마쳤다. 이미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확정 지은 광주는 우승 시상식과 함께 기쁨을 누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우승 기쁨 한 구석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바로 9년 동안 홈 경기장으로 쓴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4강 신화를 이룬 장소다. 그러나 광주 축구에 한 획을 그은 건 지난 2010년 시민구단인 광주FC 창단이다. 2011년 첫 참가로 광주에 축구 붐을 일으켰다. 창단 초 모범적인 시민구단이 되려던 광주의 앞날은 희로애락 그 자체였다. 광주의 모든 추억은 광주월드컵경기장과 함께 했다.

리그 창단 첫 시즌은 지난 2011년 이승기(현 전북 현대) 대표팀 발탁을 시작으로 박기동(현 대구FC), 김동섭 등 신예들을 발굴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풍부하지 못한 구단 자금 사정을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2012년 2년 차에 첫 승강제에서 강등 희생양이 되며 눈물을 흘렸다.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에서 첫 시즌은 지난 2013년 3위를 차지했지만, 당시 승강 플레이오프가 없었기에 승격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젊은 남기일 감독(현 성남FC)을 필두로 김호남(현 인천 유나이티드), 임선영(전북 현대), 여름 등 젊고 배고픈 선수들을 필두로 막판 극적인 플레이오프 진출과 함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경남FC를 꺾어 2014년 겨울 K리그1 복귀에 성공했다.

이후 풍족하지 못한 살림에 보강은 미미했지만, 끈끈한 조직력으로 승격 첫 시즌 2015년 잔류에 성공했다. 이듬해 특급 공격수 정조국(현 강원FC)과 김민혁(현 상주 상무)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포항 스틸러스와 마지막 홈 경기에서 나온 정조국의 헤더골로 광주는 2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했다. 정조국은 20골로 사상 첫 득점왕과 함께 K리그1 MVP로 광주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러나 2017년 광주는 부진을 거듭하다 3년 만에 K리그2 강등을 다시 맞이한다. K리그 역사상 2번째 강등을 맞이한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광주는 와신상담 끝에 젊고 영리한 박진섭 감독을 영입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첫 시즌인 2018년 나상호(현 도교FC)의 득점왕과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지만, 승격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이듬해인 2019시즌 거침없는 무패 행진으로 선두를 유지했고, 홈에서 12승 5무 1패라는 높은 승률로 우승과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특히, 홈 구장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덕분에 광주는 첫 우승 세리머니를 홈 경기장에서 할 수 있었다. 5,408명 관중들이 전남 드래곤즈전 이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세리머니를 즐기며, 선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하며 축제를 즐겼다.

그러나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역할은 여기까지 끝이었다.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광주월드컵경기장과 함께 해온 리빙 레전드 여름은 “정말 이 경기장에서 많이 뛰었고, 어릴 적부터 꿈꿨던 경기장이라 프로 와서 처음으로 뛰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전용경기장으로 가서 아쉽지만, 앞으로 좋은 환경에서 뛰니 팬들도 많이 오실 것이다. 더불어 경기력도 같이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시원섭섭했다.

이제 2020년부터 보조구장 부지에 지어질 1만여석의 새로운 전용구장에서 시작한다. 10년 동안 정들었던 광주월드컵경기장과 이별하지만, 우승으로 아름다운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제 새 구장과 함께 역사를 다시 쓰려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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