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베이루트] 벤투호, '반정부 시위 격화' 베이루트 입성...'27시간 생존 스타트'
입력 : 2019.11.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베이루트(레바논)] 서재원 기자= 벤투호가 결전의 땅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반정부 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27시간을 버텨내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통해 레바논 땅을 밟았다. 벤투호는 14일 오후 10시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4차전 레바논 원정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대표팀은 지난 11일부터 베이스캠프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3일 동안 훈련하며 레바논전을 준비했다. 레바논의 열악한 훈련 조건과 불안한 정세를 고려해 최종훈련도 베이루트가 아닌 아부다비에서 진행했다. 결국 대표팀은 경기장 잔디도 밟아보지 못한 채 경기를 치러야 한다.

베이루트는 현재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다. 지난달 17일 조세 저항으로 촉발된 시위는 정치 기득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며 전국으로 확산됐다. 특히 12일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텔레비전에서 시위대의 해산을 명령하는 메시지를 남기며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시위대는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각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중이다.

대표팀도 급박해진 현지 사정을 이륙 직전에야 들었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시위가 심해져 시내 쪽에 숙소를 잡은 취재진은 경기장 근처로 숙소를 옮겨달라"는 메시지를 협회 관계자에게 전했다. 협회 관계자도 급히 베이루트에 먼저 와 있는 취재진에게 연락해 안전을 각별히 신경쓸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베이루트 땅을 밟은 주장 손흥민 등 23명의 표정은 비장했다.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입국 게이트를 나왔다. 곧바로 버스에 몸을 실은 대표팀은 호텔로 향했다.

대표팀은 레바논전을 포함해 27시간 동안만 베이루트에 머문다. 14일 경기가 끝난 뒤 곧장 공항으로 이동해 베이스캠프인 아부다비로 복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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