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여론은 벤투 의심하나, 선수들은 “믿어야 해” 하는 이유
입력 : 2019.11.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공항] 한재현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에 온 지 1년 넘었다. 그러나 눈에 띄지 않은 성과와 더딘 팀 전력 상승으로 비난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그와 함께 하는 선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대한민국 A대표팀의 11월 A매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H조 4차전 원정에서 0-0으로 비겼고, 이어진 브라질과 평가전에서는 0-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과 평가전은 전력 차가 컸고, 경험과 시험을 동시에 하는 자리라 면죄부를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과정인 2차예선에서 2연속 0-0 무승부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과는 물론 내용 면에서도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상대가 다소 약한 2차예선에서 스리랑카와 홈 경기 8-0 대승을 제외하고 압도적인 경기는 없었다. 변화의 폭이 적인 선발과 엔트리는 물론 빌드업만 고집하는 벤투 감독의 성향에 아쉬운 목소리가 크다. 특히, 빌드업 축구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 특성상 자신의 축구를 고집하는 점에서 우려는 있다.

그러나 선수들은 벤투 감독 부임 초기부터 그의 철학과 미래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대표팀을 떠났지만, 초기에 함께 했던 기성용은 “감독은 신이 아니기에 갑자기 발전 시킬 수 없다. 벤투 감독을 믿고 기다려 줘야 옳다. 충분히 잘할 수 있는 감독이다”라고 지지를 보냈다. 현 주장 손흥민도 당시에 “당장 열릴 한 두 경기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라고 거든 바 있다.

1년 지난 현재에도 다르지 않았다. 주세종은 지난 20일 귀국 인터뷰에서 “연이은 무승에 부담은 있지만, 준비한 만큼 비슷한 패턴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감독님의 주문대로 선수들도 잘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3월에는 더 좋은 경기와 많은 골을 넣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걱정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다소 투박한 한국축구를 바꿔 아시아 최종예선은 물론 나아가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싶어 한다. 선수들이 빌드업 축구에 삐걱거려도 여전히 끈을 놓지 않을 정도다.

또한, 고정적인 라인업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소집이 짧기에 많은 변화와 지나친 경쟁은 독이 될 수 있고, 자신의 철학과 맞는 선수와 함께 해야 하기에 큰 변화를 가져가기 어렵다. 하지만, 부담이 없는 경기에서 포메이션 변화는 물론 이강인과 백승호, 이동경 등 젊은 선수 기용으로 변화 여지를 가져가려 했기에 무작정 비난만 할 수 없다.



현재는 월드컵 2차 예선 체제라 결과는 반드시 내야 한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한국에 온 지 1년 조금 남았고, 그의 임기 4년의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다. 소집기간도 짧아 우리가 원하는 벤투 감독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기에 다소 빡빡한 시간이다.

2020년 3월 홈에서 열리는 투르크메니스탄과 5차전까지 4개월 간 시간이 있다. 오는 12월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조직력 다지기와 새 얼굴 실험도 가능해 발전 여지는 충분히 있다.

벤투 감독은 비난 속에도 “다른 의견을 존중하나 내 생각은 다르다. 한국에는 빌드업 축구가 맞다”라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선수들의 지지도 받고 있기에 가능한 발언이다. 벤투 감독과 선수단의 끈끈한 신뢰가 4개월 뒤 발전된 모습으로 보여줄지 주목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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