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리포트] 프로스포츠의 사회공헌 참여자에서 리더로, 제주가 창단한 또 다른 유나이티드 'JSVU'
입력 : 2019.11.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최근 스위스 소재 스포츠 전문 컨설팅 업체인 'Responsiball'은 K리그가 전 세계 프로축구리그 중 여섯 번째로 사회적책임(CSR)을 다하는 있다고 발표했다. ‘Responsiball’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전 세계 프로축구리그를 대상으로 거버넌스, 커뮤니티, 환경 등 세 가지 분야에서 각 리그들의 사회적책임 수행 여부를 조사하여 순위를 매긴 ‘RESPONSIBALL Ranking’을 발표하고 있다.

K리그1, 2 소속 22개 구단들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K리그는 종합점수 38.36점으로 스웨덴 알스벤스칸(44.13점), 덴마크 수페르리가(42.95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41.42점), 일본 J리그(39.43점), 미국 MLS(39.37점)에 뒤를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특히 K리그는 22개 전 구단이 유스팀을 운영하고 활발한 지역밀착활동을 실시하는 등 커뮤니티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과 투명한 구단운영을 통해 K리그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키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로스포츠 사회공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모범사례도 나오고 있다. 바로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새롭게 창단한 '또 다른' 유나이티드 'JSVU'다. JSVU는 Jeju Social Value United의 약자로 제주의 주도 아래 제주도내 여러 기관이 보유한 사회적 가치 역량을 결집시켜 조직된 협의체다.

그동안 제주는 도내 유일 프로구단이라는 타이틀 아래 축구 불모지에서의 축구저변확대라는 사명감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다양한 SV New Model를 수립해 제주 지역 사회에서 중심적 역할과 존재 가치를 극대화시켰다.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인프라 확보와 운영 노하우를 터득한 제주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건강한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지역 이해당사자의 인프라를 결집시키기로 했다. 제주도의 각 기관들이 개별 진행해 왔던 사회공헌 활동을 묶어서 각자가 보유한 역량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공유플랫폼을 함께 구축해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그 결과 제주가 중심이 되어 마침내 JSVU가 탄생했다.

JSVU를 기점으로 프로스포츠팀이 연고 지역사회를 선도해 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사회공헌의 새로운 차원의 길을 제시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JSVU는 2020년 본격 시행에 앞서 을 샘플링으로 선보였다. 어린이/청소년 체험교육을 통해 각 참여기관이 보유한 역량으로 미래 제주사회를 선도해 나갈 친구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교육, 문화, 일자리 등 지역적 한계점과 지역의 노쇠화를 해결한다는 목적이다.

'우리 아이들의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2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20분까지 귀포새서귀초등학교에서 진행된 . 필자이기 앞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궁금증이 커졌고, 직접 참관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5학년 전학급(5개반) 140명을 대상으로 제주유나이티드, 제주세무서, 제주자치경찰단, 서귀포소방서가 참여했다.



소방서와 함께 하는 진로체험교실, 세무서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세무교실, 경찰서와 함께 하는 생활 및 교통안전, 제주유나이티드와 함께 하는 축구교실 등 각 기관별로 다양한 사회기여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정규 수업 시간에 맞춰 체험 아동의 집중력을 높였고, 보여주기식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자연스러운 참여를 통한 강사와 수강생이 소통하는 쌍방향 수업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실제 반응은 뜨거웠다. 심폐소생술(CPR)과 소화기 체험을 통해 소방관이 되기도 했고, 퀴즈로 알아보는 세금 이야기를 맞추면서 꼬마 세무사가 되기도 했다. 수갑을 차고 호신봉을 직접 휘두르고 경찰 제복까지 입으면서 미래의 경찰관을 꿈꾸기도 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수업은 바로 제주와 함께하는 축구교실. 남준재와 정우재가 직접 일일 강사로 참석해 축구와 꿈이라는 주제로 아이들과 즐거운 QnA 시간을 가지고 깜짝 팬사인회도 열었다.






이날 참관 지도를 해준 새서귀초등학교 체육정보과학부장 김정우 교사는 "교육은 한 가정이나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의 온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은 우리 아들의 꿈을 찾아주는 좋은 길잡이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여진 5학년 부회장은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됐다. 아직 장래희망을 정하지 못했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다양한 직업 체험을 하면서 내 꿈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체험자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의 만족도 역시 컸다. 일일 진로교육강사로 변신한 남준재는 "나 역시 축구선수이자 가장으로서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어린 친구들과 축구와 제주라는 주제로 다양한 대화를 나누면서 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특히 한 친구가 팀워크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오히려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그동안 진행됐던 일반적인 축구교실과 달리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진행돼 더욱 사명감을 갖고 임할 수 있었다. 경기장에서도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샘플링을 통해 제주는 차원 높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V)’ 실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평가 및 개선안을 도출하고, 2020년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한다. 샘플링에 참여했던 기관을 포함하여 참여기관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교육청 및 유관기관의 홍보를 통해 수혜기관을 선정하여 2020년 1월에는 MOU 추진을 통해 본격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제주 관계자는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고, 사회 속에서 자기 삶을 스스로 이끌게 된다면 삶이 더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원대한 포부를 품은 사업을 제주가 주도해 뿌듯하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 구단과 K리그가 축구의 영역을 넘어 국가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발전을 이끌어가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사회공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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