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감독 때문에 연민은 금물''…유상철의 당부→투혼의 승리
입력 : 2019.11.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 조용운 기자= "감독이 아파서, 연민 때문에..이런건 프로와 어울리지 않는다."

췌장암 투병을 알려 세간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여전히 승부사였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인 유 감독은 자신의 몸상태보다 강등권 싸움을 하는 인천을 위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많이 줬다.

선수들도 사람이라 유 감독의 투병에 마음 아파하고 보답하기 위해 이를 악 문다. 정작 유 감독은 오로지 자신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걸 경계했다. 프로선수라면 승부, 그리고 팬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독의 몸상태 때문에 열심히 뛰겠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프로라면 그런 것들은 머리에서 지우고 상대만 생각해야 한다"며 "연민과 승부는 다르다. 경기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인천 사령탑에 부임하고 아직 홈 승리가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접근법을 달리했다. 유 감독은 "훈련 때 내가 부임하고 아직 홈 첫 승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한번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차, 실수'라는 생각을 했다"며 "나 때문에 1승을 하는 게 아니라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해야 하는 것이었다. 잘못 생각해 오늘 미팅 때 팬들에게 홈에서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자고 바로잡았다"라고 말했다.



물론 응원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여러 응원으로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시절도 있고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내가 알려져 있어 관심을 받는데 일반인 중에서도 투병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 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 보란 듯이 완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승부사 유 감독에게 인천 선수들이 보답했다. 24일 상주 상무를 홈으로 불러들인 인천은 적극적인 공세 끝에 후반 30분 문창진의 결승골과 43분 케힌데의 쐐기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유 감독에게 홈 첫 승리와 함께 잔류에 한발 다가서는 귀중한 승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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