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PO 이슈] 지난해 '부산' 올해 '경남' 고경민, “하필... 운명의 장난 같다”
입력 : 2019.12.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창원] 이현민 기자= 고경민(32, 경남FC)의 낯빛은 어두웠다. K리그1 잔류 확정이 불발된 탓도 있지만, 친정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하기 때문이다.

경남은 11월 30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서 득점 없이 비겼다. 승점 33점으로 11위에 머무르며 정규 시즌을 마쳤다.

고경민은 이날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분투했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후반 16분 배기종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고경민을 포함해 모든 선수가 경기 내내 혼신의 힘을 쏟았으나 잔류에 필요한 골이 안 터졌다.

이제 경남은 그 누구도 가기 싫다는 승강 플레이오프(1, 2차전)를 치러야 한다. 상대는 K리그 전통의 명가이자 승강플레이오프 단골인 부산이다. 고경민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에 몸담으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 경남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지 1년도 안 돼 친정과 조우하게 됐다.

인천전이 끝난 후 만난 고경민은 “할 말이 없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단단히 마음먹고 준비했는데, 부담을 가졌던 것 같다.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경남은 이번 시즌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을 병행했다. 첫 경험인데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경민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리그 22경기에서 4도움을 기록했다. 팀에 많은 도움이 안 됐다는 생각에 인천전에서 반드시 기적을 이루겠다고 다짐했건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필 부산을 적으로 만나게 됐다.

고경민은 “하... 이게 운명의 장난인가 싶다”며 한숨을 내쉰 뒤, “부산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하필 친정을 상대해야 하다니... 그것도 잔류를. 마음이 아프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속상하다고 그냥 있을 수 없다. 부산에서 승강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특히 1차전이 중요하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경남의 잔류를 이끌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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