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결산②] 확실해진 벤투호의 No.1 무기, '날카로운 세트피스'
입력 : 2019.1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아시아드] 곽힘찬 기자= ‘세트피스 3골, 필드 1골.’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터뜨린 득점 기록이다. 한국은 정교한 세트피스를 내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 27분경에 터진 황인범의 호쾌한 중거리 골에 힘입은 한국은 개최국 최초 우승과 더불어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우승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황인범의 득점을 제외하면 이번 대회 내내 시원하게 터진 골이 없었다. 결정력 부재로 몸살을 앓았고 하마터면 국내에서 일본의 남녀 동반 우승을 지켜볼 뻔했다. 약체들을 상대로 빌드업에 의한 득점이 없었다는 건 대회 3연속 우승을 차지한 벤투호가 다시 고민해봐야 할 점이다.

하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세트피스가 벤투호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벤투호를 향한 비판 중 하나가 “약속된 세트피스가 나오지 않는다”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비판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주세종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김민재의 헤더, 예측할 수 없는 플레이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유일한 필드골이 터졌던 일본전에서도 향상된 세트피스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전반 24분엔 일본의 자책골을 유도할 뻔했다. 후반 21분 주세종의 크로스를 김진수가 헤더로 연결했다. 물론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충분히 상대를 위협할 수 있을 만한 장면이었다.



벤투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아시아 축구 강국 중 하나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나서게 되면 보통 상대는 라인을 내려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한국에 맞선다. 이러한 경우엔 오히려 빌드업 축구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다. 바로 세트피스가 밀집 수비 파훼법이다. 상대가 전술대로 쉽게 움직이지 못하기에 득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세트피스는 강팀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월드컵에서 강팀이 맹공을 퍼붓고도 약팀의 세트피스 한 방에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강하지만 세계로 범위를 넓혀보면 아직 약팀에 해당한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무기가 바로 세트피스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국은 약속된 세트피스로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를 밀어내고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동아시안컵 개최국 최초 우승과 대회 3연패라는 위업도 큰 성과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벤투호의 색깔이 확실하게 정해졌다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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