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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목소리] 'PK 헌납→강등의 아픔' 이재명 ''정말 힘들었다...팬들에게 죄송''

기사입력 : 2020.01.25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방콕(태국)] 서재원 기자= 2019년 12월 8일. 이재명(경남FC)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자신의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교체된 후 벤치에서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은 K리그 팬들에게도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장면이다.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는 경남에 있어서 아쉬움이 큰 경기다. 부산 원정에서 치러진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2차전을 홈에서 맞았다. 1차전 스코어만큼 양 팀의 경기는 팽팽했다. 4년 만의 승격에 재도전하는 부산은 그동안의 시간만큼 간절했다. 경남 역시 강등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몸을 불사르며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팽팽했던 승부는 단 한 장면으로 기울었다. 후반 27분 부산의 역습 상황, 측면에서 디에고가 낮게 깔아 크로스를 시도했다. 동시에 이재명이 태클을 시도했다. 몸을 던져 상대의 기회를 막아보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하필 공이 오른팔에 맞았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VAR(비디오 판독)을 확인한 후에도 원심을 유지했다.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한 경남은 결국 부산에 패했다. 이재명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모든 게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생각했다. 경기 후 팬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지만, 그의 귀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이재명에게 2019년 마지막 경기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반이 지났다.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재명을 만났다. 그는 "결과적으로 저희 팀이 졌다. 중요한 순간에 태클을 해서 핸드볼 파울을 했다. 페널티킥을 내줘서 정말 힘들었다. 그 지역에서 태클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실점의 빌미를 만들어주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아픈 기억을 꺼냈다.

다행히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난 듯했다. 이재명은 "경기 직후에는 멘탈적으로 힘들었다. 휴식 중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면서 잊으려 했다. 이제 더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아픔을 잊고 다시 나아가야 한다. 잘 준비한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이를 악물었다.

원망할 법도 하지만, 이재명에게 많은 응원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고개 숙이지 않아도 된다', '괜찮다'는 말이었다. 이재명은 "생각보다 팬분들이 걱정하셨다.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했다. 더 열심히 하고,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이재명은 새로운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전지훈련 중에도 매사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이재명은 "감독님이 새로 오셔서 전술적으로 많이 요구하신다. 공격적으로 더 나은 축구를 하려고 하신다. 잘 적응하고 잘 준비하고 있다. 작년보다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설기현 감독 전술의 특성상 측면 수비수가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이재명도 "감독님께서 더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신다. 저를 더 공격 쪽으로 배치하셨다. 풀백보다 윙백의 개념이다"며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텐데 잘 준비한다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본다. 전술적으로 이해하고, 수행해야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부분이다. 체력을 더 키우거나 운동적으로 더 보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재명은 이번 겨울 다른 팀들의 오퍼를 받았지만 끝내 경남에 남았다. 경남 유스 출신이라는 사명감도 그가 끝까지 팀을 지킨 이유다. 이재명은 "경남이라는 팀이 저를 고등학교 때부터 선택을 해주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 책임감도 많다. 팀이 강등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잘 준비해서 경남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고 싶다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이재명은 오직 팀만 생각했다. 그는 새 시즌 목표에 대한 질문에 "골을 넣으면 좋겠지만, 지금 위치상으로 봤을 때 어시스트를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후배들이 봤을 때, '이 형은 운동장에서 정말 열심히 뛴다'고 느껴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목표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말도 남겼다. 그는 "올 시즌 태국에서 잘 준비하고 있으니, 작년의 아픔을 시원한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경기장에서 많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경남 팬들의 변치 않는 응원과 지지를 부탁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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