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단 한 번의 패스' 이니에스타, 클래스 입증했다
입력 : 2020.02.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허윤수 기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빗셀 고베)가 단 한 번의 패스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고베는 19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2차전 수원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거둔 고베는 16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경기 전 모든 관심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이니에스타를 향했다. 비록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경기장 내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했다.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원 이임생 감독은 이니에스타에 대해 “패스를 통해 고베의 공격 작업을 지휘한다.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저지하겠다”라며 봉쇄법을 밝혔다.

휘슬이 울리자 수원은 고승범, 김민우, 최성근이 위치에 따라 이니에스타를 마크했다. 그림자 수비처럼 강한 압박을 펼치진 않았지만, 적재적소에 마크맨을 바꿔가며 길목을 차단했다.

경기 초반 고승범이 이니에스타를 마크했다.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이니에스타는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김민우가 마크 임무를 맡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니에스타는 순간순간 클래스를 보여줬다. 침투하는 동료를 향해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전반 24분에는 고승범과 김민우를 상대로 여유 있게 공을 지켜내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하지만 수원의 수비와 줄어든 활동량 탓에 많은 패스가 이니에스타를 향하진 못했다. 그러자 고베도 수원의 골문으로 전진하는 데 애를 먹었다.

수원은 후반전에도 같은 컨셉을 유지했다. 한 선수가 전진하는 상황이 되면 다른 선수에게 마크를 지시하는 등 소통하며 이니에스타 봉쇄 임무를 나눴다.

하지만 경기 내내 부지런히 이니에스타를 막았던 중원이 헐거워졌다. 고베와 달리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른 최성근과 김민우가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경기 막판 이니에스타의 발끝이 번뜩였다. 침투하는 사카이 고토쿠의 타이밍에 맞춰 로빙 패스를 건넸고 이어진 크로스를 후루하시 쿄고가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내내 수원의 봉쇄에 힘을 못 썼지만 단 한 번의 패스로 클래스를 입증한 순간이었다.

사진=김형준 PD
영상=박성묵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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