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강타→개막 잠정 연기'...K리그 구단, 일제히 '멘붕'
입력 : 2020.02.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시즌 K리그 개막이 잠정 연기됐다. 개막 5일 전 일정 연기 소식을 접한 K리그 구단들은 혼란에 빠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오후 2시 연맹 회의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2020시즌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심각' 단계로 격상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여 국민과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1983년 출범 이후 K리그 개막 자체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리그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변경된 리그 일정을 상황 변화에 따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새 시즌 개막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월 내 사태가 호전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연기된 일정을 A매치 기간 또는 올림픽 기간에 진행하거나, 12월 말까지 일정을 연장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태가 더 장기화된다면, 최악의 경우 리그 축소까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일만 보고 달려온 K리그 구단들은 혼란에 빠졌다. 개막 5일 전 일정 연기가 결정됐기에, 모든 업무가 올스톱됐다. 서울이랜드FC 관계자는 "29일 홈 개막전에 맞춰 모든 홍보를 진행했는데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TV 광고도 내려야 한다. 그룹내 계열사를 통한 홈 개막전 홍보도 중단된 상태다"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성남FC 관계자 역시 "성남 시내에 걸었던 홈경기 안내 현수막은 모두 철거했다"고 개막 연기에 따른 조치를 설명했다.

물론 국민과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에 따른 조치에는 모든 구단이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선수단에 대한 걱정은 지울 수 없다. 개막일에 맞춰 몸을 끌어올렸는데, 언제로 결정될지 모르는 새로운 개막일에 맞춰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구FC 관계자는 "선수단 전체가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할 정도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야외 훈련은 아예 하지 못하고 있다. 외박도 금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훈련장을 구하지 못하는 구단도 있다. 성남FC는 성남시의 탄천종합운동장 폐쇄 계획에 따라 훈련 공간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훈련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걱정에 휩싸였다. 포항스틸러스도 클럽하우스 잔디 공사로 인해 외부 훈련장을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고 전해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을 병행하는 구단들도 문제다. 연맹은 이미 ACL 출전팀에 대해 홈 무관중 경기를 권고했다. 가장 먼저 홈경기를 치르는 FC서울은 3월 3일 치앙라이 유나이티드전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4일 퍼스 글로리와 홈경기가 예정된 울산도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ACL에서 가장 중요한 홈 이점을 살릴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K리그 전 구단이 클럽하우스 외부인 출입금지, 필수 외부 인력의 체온 체크, 선수들의 개인위생 철저 등에 만전을 기하며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개막 연기로 인한 충격과 혼란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한 K리그 관계자는 "구단 사무국이 멘붕 상태다. 26일 오전에야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사태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 바랄 뿐이다. "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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