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 논란' 직접 해결한다...韓 축구팬들의 '욱일기 퇴치 운동'
입력 : 2020.03.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한국 축구 팬들을 중심으로 '욱일기 퇴치 캠페인(8805 프로젝트)'이 펼쳐지고 있다.

리버풀은 지난해 말 한국 축구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줬다. 클럽 월드컵 우승 후 리버풀 일본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가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리버풀은 한국 축구팬들의 반발을 샀고, '전범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한국 팬들의 항의에 대한 리버풀의 대응도 문제였다. 리버풀은 논란이 된 이미지를 삭제한 후 공식 채널을 통해 "해당 이미지로 인해 불쾌했을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한국 IP에서만 확인할 수 있게 설정이 돼 있는 반쪽짜리 사과문이었고, 한국 팬들의 분노만 더 야기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내 리버풀 팬들은 이 문제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팀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욱일기 퇴치에 대한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리버풀 펍'으로 잘 알려진 봉황당의 김성민 대표가 이 캠페인을 처음 기획했는데, 서울에서 리버풀까지의 거리(km)를 의미하여 '8805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서울을 시작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문화적 움직임을 통해 리버풀에 욱일기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는 온라인 캠페인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각자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욱일기 반대 이미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인증하는 캠페인이다. 반응은 꽤 뜨겁다. 지난 1일부터 온라인 캠페인이 시작됐는데, 보름 만에 800명이 넘는 축구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8805 프로젝트는 온라인 캠페인으로 그치지 않을 계획이다. 3월부터 8월까지 서울(대한민국), 베를린(독일), 뉴욕(미국), 도쿄(일본), 리버풀(영국) 등 5개 도시에서 욱일기 퇴치 관련 오프라인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다. 5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오프라인 캠페인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된다. 8805 프로젝트 공식 사이트도 3월 말 오픈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계획된 오프라인 활동이 다소 지연되고는 있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임은 시작됐다. 김성민 대표는 "3월 마지막 주 일제강점기 시절 욱일기의 실질적 피해자인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2020년 한 해에 걸쳐 제작할 영상을 유럽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8805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리버풀 구단에 '욱일기 이미지 사용 금지'에 대한 문서화된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다. 더 이상 공식 채널에 욱일기가 등장하는 것을 막고 향후 안필드 내 욱일기 반입 금지에 대한 약속이다. 더 나아가 유럽 내 욱일기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하나의 꿈이다. 김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유럽 축구계에 욱일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8805 프로젝트 제공
영상= https://www.instagram.com/p/B9wCe5flgp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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