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 유력' 마치, 커리어의 '명과 암'...한국 축구와 어떤 궁합 선보일까
입력 : 2024.04.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제시 마치(50)가 현재 공석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급부상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30일(한국 시각) “제시 마치가 현재 공석 상태인 한국의 감독직에 가장 유력한 후보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제시 마치는 최근 영국에서 면접 절차를 진행했고,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의 보도 이후 제시 마치의 커리어와 지도자로서 걸어온 길에 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시 마치는 미국 태생으로 1996년 미국 프로팀 D.C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커리어를 시작해 자국 무대인 시카고 파이어, CD 치바스 USA를 거치며 줄곧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09년 약 13년의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은퇴를 결심한 그는 지도자 커리어 또한 미국에서 시작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미국 대표팀의 수석 코치로 부임한 그는 밥 브래들리 감독과 미국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공헌했고 2011년까지 연을 이어갔다.


제시 마치의 다음 목표는 감독이었다. 미국 MLS 몬트리얼 임팩트에서 약 1년가량 지휘봉을 잡은 그는 끝에 지도자로서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결심한 뒤 2012년 사임했다. 이후 대학 축구팀으로 넘어가 경험을 쌓았고 이를 토대로 2015년 1월 미국 내 인기 구단 중 하나인 뉴욕 레드불스의 사령탑으로 취임한다.

이 선택은 제시 마치 커리어의 큰 전환점으로 작용한다. 제시 마치는 뉴욕 레드불스에서 MLS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아 약 3년의 세월을 보낸 뒤 자매 구단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적한다. 당시 제시 마치 감독이 이끄는 잘츠부르크는 '돌풍의 팀'으로 불리며 자국 무대를 넘어 유럽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리그에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도 황희찬-홀란드-미나미노-소보슬라이로 이어지는 막강한 공격 조합을 결성해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특히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리버풀을 상대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궁지로 밀어 넣은 모습은 유럽 전역의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

유럽이 주목하는 젊은 지도자로 거듭난 제시 마치는 오스트리아 무대를 넘어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레드불 산하 구단인 라이프치히로 이적한다. 여기서 실패 없이 전진하던 제시 마치의 하락세가 시작된다.


제시 마치는 라이프치히의 감독을 맡아 전임자인 하센휘틀, 나겔스만의 그림자를 지우는 데 실패했다. 당시 분데스리가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라이프치히를 이끌고 부진을 거듭했고 UCL에선 조별 예선 3전 전패를 당하며 팀을 탈락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특히 두 수 이상 하위 전력이던 벨기에 클럽 클뤼프 브뤼허에 경기력, 결과까지 내주며 패한 모습은 충격에 가까웠다. 결국 그는 4개월의 짧은 부임 기간을 끝으로 21경기 8승 4무 9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팀을 떠났다.


이후 제시 마치는 시선을 돌려 잉글랜드로 향했다. 2021/22 시즌 리즈 유나이티드가 16위로 쳐진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고 팀을 17위로 이끌었다. 급하게 부임한 뒤 어수선한 첫 시즌이었기에 리즈 팬들도 이해해주자는 여론이 대다수였다.


문제는 야심찬 각오로 시작했던 2022/23 시즌에도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제시 마치와 함께 시즌 반환점 이상을 함께 한 리즈는 2월 기준 17위까지 하락하자 그와 작별을 결심했다. 이후 리즈는 빠른 시간 팀을 수습하는 데 실패했고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즉 황희찬과 함께했던 잘츠부르크 시절 이후론 커리어의 하락세를 이어온 것이다. 제시 마치 감독은 전술적으로 확고한 컨셉을 지닌 감독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장단점과 개선점이 뚜렷하다는 지적이 커리어 내내 이어졌다.

제시 마치 축구를 대변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압박 전술'에 있다. 4백 시스템을 기반으로 변형 4-4-2, 4-2-2-2 등을 혼용하며 활동량을 기반으로 전방위 압박이라는 확고한 컨셉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제시 마치는 최전방 공격수에게도 예외 없이 팀 단위 압박의 일원이 될 것을 주문하기에 상당한 체력 소모와 함께 라인 컨트롤, 포지셔닝 능력이 필수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또한 제시 마치는 수비를 전문적으로 도맡는 홀딩형 미드필더 없이 중원을 공격적으로 구사하는 경향이 짙으며 해당 선수들에게 많은 중원 빌드업, 수비 가담, 공격 진행 등 다양한 롤을 부여한다.

제시 마치 대부분의 단점 역시 많은 활동량, 압박에서 기인한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필드에 존재하는 모든 선수에 끊임없이 압박을 강요하는 '게겐프레싱'을 구사한다. 이는 선수들이 지칠수록 공-수 간격이 넓어지고, 후반기로 진입하며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제시 마치와 끝이 좋지 않았던 모든 팀은 부임 초반에 비해 시즌을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부상 등으로 경기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공통점을 보였다.

또한 경기 중 '플랜 A'가 틀어졌을 때 유연한 '플랜 B'로 이어가는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특히 팀 단위 압박이 약해지는 시점부턴 공-수 양면에서 개인 기량이 뛰어난 1~2명의 선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다행히 한국 대표팀엔 현재 공-수 양면에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걸출한 개인 기량을 가진 선수가 존재한다. 또한 그가 선호하는 압박 축구에 능한 황희찬, 이재성, 황인범 등의 선수도 존재한다.


만일 제시 마치가 감독직을 맡게 된다면 경기 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유망주 양성이라는 부가적인 역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잘츠부르크에서 홀란드, 미나미노, 황희찬을 유럽 빅 리그에 어울리는 선수로 만들었고 라이프치히에선 그바르디올을 최고의 유망주로 키워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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