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해리 케인(30)이 웃지 못할 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이 9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에 1-2 역전패를 기록했다.


뮌헨은 지난 1일 펼쳐진 준결승 1차전 경기에서 2-2 무승무를 거뒀기에 결승행을 위해선 승리가 필요했지만, 끝내 레알의 벽을 넘지 못하며 합산 스코어 3-4로 무릎을 꿇었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노이어 골키퍼를 필두로 포백에 마즈라위-더리흐트-다이어-키미히가 포진했으며 파블로비치-라이머가 3선에 자리했다. 2선은 그나브리-무시알라-자네가 나섰고 케인이 원톱 역할을 맡았다.

이날 뮌헨은 후반 23분 데이비스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뮌헨의 승기가 굳어지던 막판 안첼로티 감독은 호드리구를 제외하고 호셀루를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선택은 경기 결과를 완전히 뒤집어 놨다. 교체 투입된 호셀루는 후반 43분 동점골, 추가 시간 1분 역전골을 기록하며 소속팀 레알을 결승으로 인도했다.

제한된 출전 시간에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뮌헨 공격수 케인은 중요 경기에서 다시 한번 침묵하며 탈락의 아픔을 겪게 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케인은 85분을 소화하며 터치 25회, 슈팅 3회, 패스 성공률 44%(9번 시도, 4회 성공), 드리블 성공률 0%(1번 시도, 0회 성공), 크로스 성공률 0%(1번 시도, 0회 성공)를 기록했다.

뮌헨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는 경기를 한 탓에 전방에 고립되며 찬스 자체가 적었지만, 이런 경기를 위해 특급 공격수 케인을 영입했기에 실망감은 컸다. 한편 뮌헨이 UCL에서 탈락하며 올 시즌도 케인의 무관은 확정됐다.


케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커리어를 채우겠다는 일념으로 1억 유로 (약 1,427억 원)의 이적료와 2,000만 유로(약 280억 원)의 에드온으로 뮌헨의 유니폼을 입었다. 뮌헨이 한 선수에게 투자한 금액 중 최고 지출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케인은 이적 이후 공식전 45경기에서 44골 12도움을 기록하며 제값을 해냈다.

분데스리가에선 32경기에 출전해 36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기라시가 25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케인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다.


리그뿐만 아니라 UCL 무대에서도 케인은 불을 뿜고 있다. 현재 8골을 기록하며 음바페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선수가 모두 준결승에서 탈락했기에 추가 득점을 기록하진 못하지만, 비니시우스, 호드리구가 UCL 결승에서 4골 이상을 기록하지 않는 한 케인의 득점왕은 확정된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케인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유로피언 골든슈 수상이 유력하다. 유럽 주요 리그의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이변이 없다면 이 트로피 역시 케인의 손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선수가 리그 득점왕, UCL 득점왕, 유로피언 골든슈를 모두 차지하고도 무관이었던 사례는 역사상 단 한 차례도 존재하지 않는다. 토트넘을 떠나 별다른 적응 기간 없이 득점 행진을 이어간 케인이지만 무관 타이틀까지 이어가며 끝내 좌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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