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손흥민(31)이 엄청난 헌신을 보이고도 프리미어리그(PL)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됐다.

국체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 국제스포츠연구센터 축구연구소(CIES)는 9일(한국시간) 전 세계 30개 프로축구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률을 분석한 지표를 공개했다.


CIES가 밝힌 수비 가담률의 기준은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km 이상으로 질주한 거리, 신체 접촉 혹은 볼 터치 없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횟수를 종합적으로 더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것이었다.

공격수가 최전방 위치에서 얼마나 헌신적으로 팀을 위해 성실히 움직였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좌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수비 가담을 위해 전방에서 후방으로 복귀하는 거리를 측정한 지표에서 100점(1위)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전방 압박 횟수 부문에서도 86.6점(7위)을 받으며 최상위 수준에 머물렀다.


두 점수를 합산한 지표에서 손흥민은 유럽 30개 리그 공격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리그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서 뛰는 21살 신성 우갈데가 그 뒤를 이었다.

우갈데를 포함해 해당 지표에 포함된 선수 대부분이 유럽 5대 리그 밖에서 활약하는 20대 초 중반의 젊은 재능이라는 점은 30대의 손흥민이 최상위 무대에서 얼마나 헌신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전방부터 타이트한 압박 축구를 펼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축구에 선봉에 서며 현지 팬들 사이에서 '최전방 수비수'라고 불리기도 했다.



CIES도 이 점을 언급하며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공격수들에게 수비를 강하게 요구하는 의지가 반영됐다. 아마 해당 지표는 최근 손흥민의 경기력 하락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도 있다”고 전했다.

CIES의 언급처럼 손흥민은 올 시즌 후반기에 접어 들며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초 중반 페이스는 PL 득점왕을 차지한 2021/22 시즌보다 좋았지만 과도한 수비 가담에 시즌 중 아시안 컵 일정까지 겹치며 컨디션 난조 현상이 뚜렷해졌다.


후반기 페이스가 조금 쳐지긴 했으나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만 32경기를 소화하며 17골 9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득점 7위, 도움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공격 포인트 순위에선 5위에 달하는 수치다. 토트넘 내에선 3가지 기록 모두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며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은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 등 그간 토트넘에 오랜 시간 머물렀던 리더들을 떠나보낸 후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에 나서고 있다. 상징성에 준수한 공격 스탯, 팀에 대한 헌신을 증명하는 수비 가담률 지표까지 더해지자 손흥민이 올 시즌 PL 올해의 선수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등장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PL 사무국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24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올해의 선수 후보' 8인을 공개했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포든, 홀란드(이상 맨체스터 시티), 외데고르, 라이스(이상 아스널), 팔머(첼시), 판 데이크(리버풀),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 왓킨스(애스턴 빌라)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이 올해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것엔 5위까지 처진 팀 성적이 발목을 잡았을 확률이 크다. 해당 명단에 포함된 선수 대부분이 우승권 경쟁 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개의치 않을 확률이 높다. 오히려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된 것 보단 최근 리그 4연패를 당한 팀 성적에 고민이 클 것이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리버풀전 패배 이후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성적이다. 모두가 UCL 진출을 원한다. 남은 3경기에 모든 걸 바쳐야 한다. 축구에선 때론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계속해서 우리를 믿고 집중하겠다.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 후에 지켜보겠다"며 리더 다운 모습으로 일관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국제스포츠연구센터 축구연구소(CIES) PL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