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런던 1위' 벵거는 토트넘전에 자존심 걸었다
입력 : 2017.1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지난 시즌 아스널은 22년 만에 처음으로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홋스퍼를 올려다봤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있어 북런던의 절대 법칙은 '토트넘 위 아스널'이었다. 1992년 EPL이 출범하고 아스널이 토트넘에 최종 순위가 밀렸던 적은 1992/1993시즌(10위-8위), 1994/1995시즌(12위-7위) 그리고 지난 시즌(5위-2위) 세 차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1995년 이후 아스널이 토트넘 밑에 위치하기까지 무려 22년이 걸렸다. 늘 토트넘을 내려다보던 아스널은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 끝에 빅4서 밀려났고 20년 넘게 지속하던 북런던 최고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했다.

당시 아르센 벵거 감독은 토트넘보다 최종 순위가 낮다는 것에 개의치 않은 척 했다.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토트넘이 잘했다. 토트넘이 전보다 날카로운 팀이 됐다"고 축하를 건네면서도 위치 변화에 대해 "20년 동안 한 번 일어난 일이다. 산술적으로 한 번은 벌어질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벵거 감독의 말은 분명 진심이 아니었다. 자신이 아스널에 부임하고 처음 토트넘보다 낮은 순위로 마친 것에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그리고 반년 만에 숨겨왔던 마음을 드러냈다.

아스널은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토트넘과 올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위치는 지난 시즌 성적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토트넘이 3위, 아스널은 6위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준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여전히 선두권을 형성한 반면 아스널은 위태로운 시즌 초반을 이겨내고 이제야 속도를 내기 시작한 상태다.

북런던더비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벵거 감독은 신경이 곤두섰던 모양이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이 북런던을 얼마나 지배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20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벵거 감독의 회견을 전달한 영국 언론 '미러'는 이 대목에서 "벵거 감독이 꼭 성을 내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지난 시즌 토트넘에 밀렸던 것이 상처로 남았던 셈이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이번 대결서 아스널이 열세 평가를 받자 "절대 아니다"며 "토트넘이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아스널이 이길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벵거 감독은 단호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답이다. 사람들은 아스널과 토트넘을 비교할 것"이라며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아주 좋은 기회를 이번에 잡았다"고 토트넘전 승리에 어느 때보다 결연하고 절실한 태도를 보였다. 벵거 감독에게 이번 북런던 더비는 단순한 1승이 걸린 장이 아니다. 아스널이 여전히 북런던서 최고라는 점을 기필코 재확인하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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