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 제외' 창의성 포기한 잉글랜드의 도박
입력 : 2018.05.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 ”윌셔를 발탁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전 잉글랜드 A대표팀 수비수 리 딕슨(54)이 남긴 말이다. 윌셔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발표된 잉글랜드 A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윌셔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윌셔의 잉글랜드 A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았다. 당초 윌셔는 부상 당한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25, 리버풀) 대신 잉글랜드 A대표팀의 미드필더로 발탁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능력은 충분했다. 2017/2018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38경기 2골 6도움을 기록한 윌셔의 공격적 재능은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을 대체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존조 셸비(26, 뉴캐슬)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경쟁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48) 감독은 윌셔를 외면했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의 대체자 자체를 뽑지 않았다. 대신 루벤 로프터스 치크(22)를 발탁하면서 공격이 아닌 수비에 무게를 뒀다.

의도가 분명했다. 미드필더 명단이 이를 뒷받침 한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로프터스 치크, 조던 헨더슨(28, 리버풀), 에릭 다이어(24, 토트넘)와 같이 창의성 보다 안정성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로만 중앙 미드필더 명단을 꾸렸다.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떨어 질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잉글랜드 A대표팀에는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전혀 없다. 델레 알리(22, 토트넘)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대안이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도 이점을 우려했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딕슨은 “나라면 윌셔를 발탁했을 것이다. 솔직히 현재 잉글랜드는 윌셔만큼 좋은 패스형 미드필더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윌셔를 뽑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잉글랜드가 창의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아마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그리워질 것 같다”라며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윌셔를 발탁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월드컵 조별 예선부터 문제를 노출할 위험이 높다. 잉글랜드와 함께 G에 속한 파나마와 튀니지가 무승부를 목표로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택한다면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공격의 활로를 물색할 미드필더가 없는 잉글랜드는 공만 돌리다 시간을 허비할 지도 모른다.

전 잉글랜드 A대표팀 수비수 솔 캠벨(44)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캠벨은 “잉글랜드는 분명 윌셔 같은 유형의 선수를 그리워할 것이다. 강한 압박을 구사하는 팀을 상대할 때 무언가를 해 줄 유형을 말하는 것이다. 탈압박 후 크로스 혹은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분명 필요하다”라며 윌셔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어느 팀이든 압박을 풀어줄 선수는 분명 필요하다. 종종 강한 압박에 직면할 경우 다른 선수가 활로를 열어주고 공격수를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라며 지나치게 안정성에 무게를 둔 대표팀 구성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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