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고종수 세리머니' 펼친 이상한 애, 박인혁이 변했다?
입력 : 2019.03.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서재원 기자= '이상한 아이'로 불리는 박인혁(대전시티즌)이 달라지고 있다.

박인혁은 통통 튀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기에 대전에선 박수일과 함께 '이상한 아이'로 불린다. 시즌 직전 열린 대전의 출정식에서는 시키지도 않은 춤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고종수 감독도 박인혁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 웃을 정도다.

그런 박인혁이 지난 10일 펼쳐진 전남 원정에서 사고 아닌 사고를 쳤다. 부상으로 빠진 키쭈를 대신해 대전의 공격을 책임졌는데, 전반 32분과 39분 멀티골을 터트리며 대전의 완승을 이끌었다.

진짜 사고는 득점 이후에 있었다. 시즌 전 장난스럽게 내건 공약을 진짜 이행한 것. 박인혁은 득점 후 고종수 감독이 선수 시절했던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했다. 대전 관계자도 "설마 했는데 진짜 할 줄 몰랐다"라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 17일 서울이랜드FC와 3라운드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박인혁을 만났다. 세리머니에 대해 묻자, "인터뷰에서 공약을 걸었다. 감독님 세리머니 이야기가 장난스럽게 나왔는데, 첫 골이 일찍 터져서 재미있게 해봤다"며 "세리머니를 보신 감독님이 따로 이야기하신 건 없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너무나 담담했기에 이상할 정도였다. 그 순간 경기 전 고종수 감독의 말이 떠올랐다. 고 감독은 "이상한 애는 맞는데, 작년보다 훨씬 성숙해졌다. 행동 하나하나가 바뀌고 있다"라며 달라지고 있는 박인혁에 대해 흡족해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장난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던 그였다. 그런데 "공격수가 골을 넣으면 정말 좋은 일이다. 저희 팀은 개인만 잘하면 안 되는 팀이기 때문에, 제가 골에 관여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라는 정형화된 답이 돌아올지는 꿈에도 몰랐다.

'달라졌다'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이에 박인혁은 "개인적으로 지난 1년이 실망스러웠다. 생활이나 운동에서 방방 뛰었던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자제를 하면,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자제하려고 한다. 쉽지 않지만 해야 한다"라고 진지한 답변을 이어갔다.

인연이 끊긴 (연령별)대표팀에 대한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박인혁은 "지난해에는 스스로 경기력이 떨어져 있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저와 대표팀에 함께 있던 형들이나 친구들이 1부나 외국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저는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하다. 제게 주어진 역할만 열심히 한다면, 더 좋은 위치, 좋은 때 부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끝까지 진지한 자세를 유지했다.

확실히 박인혁은 달라졌다. 또 달라지고 있다.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을 꾹꾹 눌러 말하는 박인혁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성장할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스포탈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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