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피하려 줄행랑친 투수…“포효 과했다”
입력 : 2019.09.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기자= 신시내티 레즈 왼손 투수 아미르 개럿이 쏜살같이 도망쳤다. 싸우고 싶지 않아서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경기. 개럿은 2-2로 맞선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딱 한 타자만 상대했다.

상대는 컵스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카일 슈와버였다. 개럿은 시속 86.7마일(약 139.5㎞) 슬라이더로 슈와버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슈와버를 헛스윙 삼진 잡더니 매우 기뻤던 모양이다. 개럿은 수차례 포효하고는 주먹으로 가슴을 한 번 치면서 다소 격하게 감정을 드러냈다. 접전이니 만큼 얼마든 기뻐할 수야 있는데, 더그아웃을 향하던 슈와버 눈에는 영 탐탁지 않았다.

슈와버는 가던 길을 멈추고 개럿에게 한 소리 건넸다. 그러자 개럿은 호통치는 슈와버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경기 끝나고 슈와버는 “나는 좌절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는 나를 최선을 다해 잡았겠지만, 어쨌든 그러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왔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든 타자든 과한 세리머니는 지양하는 편이다. 타자도 타격하고 방망이를 던지거나 상대 투수를 자극하지 않는다. 투수도 마찬가지. 실제로 벤치 클리어링까지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럿은 뒤늦게 불문율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더그아웃으로 황급히 달아났다. 개럿은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며 “다소 과하기는 했어도 내게는 중요한 아웃 카운트였다. 그는 대단한 타자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개럿은 “충분히 싸울 수도 있었다”면서도 “누군가 싸움을 걸 때 도망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경기는 신시내티가 연장 10회 싸움 끝에 3-2로 이겼다. 개럿이 내려간 직후 점수가 났다. 개럿은 한 타자만 잡고도 승리 투수가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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