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SS 트위터 페이스북

Home>뉴스> 일반 > 스포츠 일반(테니스,올림픽등등)

[국대만렙] ‘보고 있나’ 온 국민 짜릿하게 만들었던 정현의 세리머니

기사입력 : 2019.11.18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2018년 1월22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레이버 메인코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이 벌어졌다. 한국의 정현과 세계 최고의 스타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맞대결이었다.

한국의 젊은 테니스 선수가 그랜드슬램 대회 16강전에서 조코비치와 당당하게 겨루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정현은 경기 초반부터 조코비치를 압도해 나갔다.

1세트는 타이브레이크 끝에 7-6으로 따냈고, 2세트에서도 7-5로 이겼다. 컨디션이 뚝 떨어진 조코비치를 상대로 스트로크 대결에서 정현이 앞서고 있었다. 정현은 3세트를 7-6으로 이기며 세트스코어 3-0으로 조코비치를 꺾었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단식 8강에 진출하는 순간.

중계 카메라가 투명판을 앞에 두고 선수에게 싸인과 메시지를 요청하자, 정현은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분명 한글이었다.
‘보고 있나.’

선명한 이 문장은 마치 “한국 테니스가 안 된다고 했던 사람들 보고 있나?”라는 포효 같아 소름이 돋게 만들었다. 22세 젊은이가 한껏 자신감 넘치게 “내가 이렇게 잘 하는데, 봤어?”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정현은 영어를 못 해서 한글로 쓴 것도 아니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유창한 영어, 전혀 주눅들지 않은 당당한 태도로 농담까지 섞어서 인터뷰를 했다. 조코비치를 이긴 비결에 대해 “내가 그를 너무 존경해서 늘 복제하듯 따라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잇었다”고 하자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현은 ‘보고 있나’라는 메시지를 김일순 전 삼성증권 테니스 감독에게 보낸 것이라고 했다. 김일순 감독은 “정현이 고3 때였던 2014년 즈음 팀 해체 이야기가 나왔다. 정현이 나에게 ‘어떻게 하면 팀을 지킬 수 있냐’고 묻길래 ‘글쎄, 그랜드슬램 대회 8강에 가면 되려나’라고 답해줬다”고 했다.

정현은 그때 그 말을 잊지 않고 ‘보셨죠? 진짜 8강에 갔어요’라는 속뜻을 담아 쓴 것이다.

역대 한국의 뛰어난 스포츠 스타들이 전세계 스포츠팬이 주목하는 빅 이벤트에서 경이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사례는 적지 않다. 그러나 풋풋한 젊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한국의 테니스 스타가 승리 후 자신의 흥에 취하지 않은 채 쿨하면서도 당당하게 한글 문장을 써내려가는 세리머니를 한 것은 정현이 처음이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국대만렙’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자랑스러운 성공 스토리를 담은 연재물입니다

Today 메인 뉴스
  • print
  •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