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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① 이진호, ''내 몸 안엔 삼바의 피가 흐른다''

기사입력 : 2012.05.03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환상적인 오른발 시저스킥 결승골. 관중 일제히 함성. 관중을 향한 등번호 세레머니.

이진호(28, 대구FC)가 제대로 부활했다. 3라운드 인천전에 이어 지난달 28일 포항전에서도 결승골을 쐈다. 무득점 팽팽하던 후반 인저리타임에 황일수의 우측면 크로스를 논스톱 시저스킥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갈랐다. 팀에 승점 6점을 선물하고 자신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 선정 MVP를 수상했다. 눈을 즐겁게 한 이 골은, 잠시 잊혔던 이진호라는 이름 석 자를 전국에 다시 알렸다.

검은머리 삼바 특급
프로 10년차. 무수히 많은 골을 상대 골문 안에 꽂아 넣었던 그지만 이번 골을 넣고 나서는 신인마냥 얼떨떨했다. 골이 들어간 것까지 보고 벤치로 와 세레머니를 한 건 기억나는데 어떤 몸동작으로 슈팅을 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경기 후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그는 “그냥 골을 넣었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전화를 하니까 내가 진짜 사고쳤다는 걸 알게 됐다. 영상을 보니까 잘 때렸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겨서 다행이지, 만에 하나 제가 저걸 못 넣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했다.

이번 골을 통해 이진호가 단순히 헤딩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브라질 유학파로서 평소 경기에서도 종종 눈에 띄는 발 기술을 선보이던 그는 K리그에서는 쉬이 볼 수 없었던 발리킥도 성공했다. 올해의 골 후보로 손색이 없는 골이었다. 경기 후 항간에는 이진호의 몸에서 삼바의 피가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그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이진호는 “하하. 그렇게 봐주시면 고맙다. 브라질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서 지금도 브라질 관련 단어가 나오면 친숙하다. 피가 흐른다면 기분 좋은 말이 아닐까?”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진호의 브라질 사랑은 대구 구단 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브라질 유학 때 익힌 포르투갈어로 모아시르 감독부터 코치진, 외인 선수 등 총 12명의 브라질인들의 대화 상대가 되어 준다. 팀 통역은 따로 있지만 훈련, 경기 중에는 그가 통역 역할도 하고 있다. 포항전 골을 넣기 전에도 모아시르 감독이 “더 공격적으로 하라!”는 외침을 한국인 동료에게 전해주었다. 대구 관계자는 “브라질 감독, 코치가 오면서 괴리가 생기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는데 이진호가 교두보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골도 넣어주면서 알짜배기 활약도 해 의지가 된다”고 했다.



새로운 축구 인생의 서막
시간이 지날수록 팬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3월 25일 울산전을 앞두고 서포터즈는 응원석에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패러디한 ‘수비와의 전쟁’ 통천을 걸었다. 이진호는 포항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두 엄지 손가락으로 등번호를 가리키는 세레머니를 했지만 팬들은 이미 ‘울산의 아들’ 이진호를 ‘대구의 아들’로 여기고 있다. 이진호는 “팬들이 그걸 만들고 옮기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지 안다. ‘날 싫어하지는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마움을 표현해야 하는데 고민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진호는 2003년 울산에 입단해 울산, 광주 상무(현 상주), 포항 그리고 다시 울산을 거쳐 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국나이 스물 아홉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수 있는 나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사뭇 들떠있는 눈치다. “대구가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 구단 관계자분들, 팬 뭐할 것 없이 분위기가 너무 좋다. 요새는 이십 대 초반에 느낀 설렘을 안고 훈련과 경기를 한다. 아직 재기라고 할 만한 내용물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사람들이 이진호라는 선수에게 기대하는 것을 다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

사진=이연수 기자, 대구 서포터즈 '그라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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