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토크] <44> 지한파 귀네슈, “지송팍, 터키에서 한판 붙자”
입력 : 2012.06.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지성(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축구인의 걸을 걸으면서 수많은 지도자를 거쳤다. 자신을 세상 밖으로 꺼내준 허정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쓴 거스 히딩크, 맨유에서 세계 최고의 맛을 느끼게 해준 알렉스 퍼거슨. 이들 틈에 세뇰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60)을 포함시켜보자. 문뜩 생각하고 고민을 해봐도 연관관계는 없다. 박지성에게 귀네슈 감독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한일 월드컵 3-4위전에서 적장으로 얼핏 스쳤을 뿐이다. 지금도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다.

하지만 귀네슈 감독은 박지성을 잊지 않는다. 스무한 살의 나이에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이름을 알린 여드름 많은 청년,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맨유에서 승승장구하며 아시아 최고의 축구선수로 등극한 지금의 서른 한 살 ‘아저씨’ 박지성도 제2의 고향 한국과 함께 그의 품 안에 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FC서울의 감독을 맡으면서 시작된 한국사랑이 박지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애제자 박주영(27, 아스널), 이청용(24, 볼턴), 기성용(23, 셀틱)의 행보를 살피면서 ‘지송팍’도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5월 중순 불거진 박지성의 터키 갈라타사라이 이적설에 눈이 휘둥그레진 것은 당연했다. 현 소속팀 트라브존스포르 감독으로서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의 영입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박지성은 가까이 가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그런 그를 터키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의미있는 일이었다. 귀네슈 감독은 지난해 2월 터키에서 열린 한국-터키간 평가전을 직접 관전했을 때에는 박지성이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한 터라 볼 기회가 없었다. 갈라타사라이 입단이 확정되면 한 시즌 당 최소 두 번은 박지성과의 두근거리는 만남이 성사되니 기쁠 법하다.

5월 말 방한 기간 중 서울 모 호텔에서 마주한 귀네슈 감독은 ‘지송팍’을 또박또박 발음했다.

“박지성은 대단히 좋은 선수”

- 5월 22일 터키 언론 ‘포토마치’가 박지성의 갈라타사라이 이적설을 보도했다.
갈라타사라이는 지난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한 좋은 팀이다.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선수들이 많이 뛴다. 하지만 박지성이 뛰는 맨유는 세계 최고로 성적이 좋은 팀이 아닌가. 그가 갈라타사라이에서 성공 못할 이유는 없다. 최근 맨유에서 교체 선수로 많이 뛴 것과 새로운 리그 적응 변수만 빼면 힘들 건 없다. 그가 터키로 오면 멋진 승부를 펼치고 싶다.

- 2002 한일 월드컵의 박지성과 지금의 박지성은 어떻게 달라졌나?
월드컵 때에는 힘, 스피드와 같이 능력과 몸의 힘을 사용했다면 지금은 능력과 경험을 사용한다. 지금의 박지성은 자신감이 넘치고 성격이 강하다. 최고의 무대에서 뛰면서 경험도 풍부하다. 개인적으로 박지성을 대단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 아직 한국 선수들에게 터키는 낯선 무대다. 조언을 한다면.
한국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능력이 좋다. 관건은 자신감이다. 빛을 보지 못하는 선수 대부분은 자신감이 떨어져있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면 터키에서도 발전할 수밖에 없다. 박지성과 이청용이 좋은 예다. 이들을 보면 자신감이 넘친다. 이는 한국 축구 문화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데 구단과 팬들이 선수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청용 영입에는 '긁적'..주영 시련에는 '에효'

- 이청용도 터키 이적설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그 팀은 트라브존인데.
국내 언론사에서 기사가 나온 걸로 아는 데 그것은 너무 앞서간 것이다. 이청용은 내가 분명 좋아하는 선수다. 다치기 전에 데리고 오고 싶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고 그쪽 구단의 사정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적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결정되지 않는다. 양 구단이 합의를 해야 하고 선수도 동의해야 한다. 지금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얘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많은 구단에서 이청용에게 손을 뻗는 것은 그만큼 그가 좋은 선수라는 걸 방증하는 것이 때문에 내게는 기쁜 일이다.

- 한국 선수 영입 의중은?
방한 전에 구단 측에 영입, 방출 명단 보고서를 내고 왔다. 터키로 돌아가서 내 거취 문제부터 해결하고 시즌 구상을 해야 한다. 한국 선수와 함께 하고 싶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선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생각이 있다. 실제로 나는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을 영입하고 싶었다. 우리 구단이 원하고 조건이 맞으면 생각해보겠다.

- 제자 중 박주영은 시련을 겪고 있다. 병역 문제와 유럽 내 입지 관련하여 국내에서 대한축구협회와의 연락도 끊은 채 잠적한 상태다.
선수가 경기를 못 뛰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결과론적으로 박주영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 그래도 군 문제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해서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도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 박주영의 문제는 곧 한국 축구의 문제다. 상황이 어찌됐든 지금 두 당사자가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 하루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박주영에게 조언을 하자면 축구는 그의 인생의 전부다. 뛰어야 산다. 운동장을 떠난 선수가 다시 돌아오는 건 쉽지 않다. 모습을 드러내고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한국 대표 감독, 가능성은 열어둔다”

- 2009년 한국을 떠난 뒤 터키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서울을 떠나 터키에 입성한 그 다음날부터 트라브존과 훈련을 했다(웃음). FA컵 우승도 하고 작년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 개인적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내 고향 팀인 탓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더 평화로운 생활을 했던 것 같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구단에 사직서를 낸 상태다. 구단에선 만류하는데 조금 더 얘기를 해봐야 한다.

- 한국에 대한 그리움은 어떻게 해소했나?
멀리 떨어진 탓에 모든 뉴스를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떤 선수가 어느 구단으로 이적했는지, 최용수 감독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 축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챙겨봤다. 작년 승부조작과 같은 아쉬운 뉴스도 있었지만 한국에 대한 소식은 늘 날 즐겁게 했다. 터키에 있을 때에도 군인 팀 경기와 한국인 행사에 자주 참여했다. 올해는 명예대사직까지 제안 받았다. 이번 방한 때는 긴 여행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한국은 좋은 추억이 많은 나라이다. 굉장히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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