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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① 류원우의 K리그 데뷔전, 얼떨결에 막고 받은 PK와 MVP

기사입력 : 2012.06.20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시작은 반이다. 시작에 대한 두려움, 시작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문구다. 축구 선수에게 데뷔전만큼 떨리는 무대는 없다. 어린 시절부터 밥 먹듯이 해오던 플레이가 귀신에 홀린 듯 잘되지 않는다. 벤치 지시, 동료의 격려도 잘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얼떨떨한 상태로 경기를 마친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이런 경험을 거친다.

류원우(22, 전남 드래곤즈)라고 다를 리 없다. 광양 제철중-고를 거쳐 2009년 전남에 입단한 그는 17일 네 시즌 만에 정규리그 데뷔전을 했다. 3년 동안 리그컵 한 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류원우는 이운재의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이 덕분에 유니폼을 갖춰 입고 통로를 통해 당당히 입장했지만,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했다. 온 몸이 경직된 상태로 호흡은 거칠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중 실수가 나왔다. 대전의 일방적인 파상 공세 속에서 문전에서 불안한 볼처리를 했다. 골키퍼의 생명은 ‘안정’인데 그는 누가 봐도 불안했다. 경기 후 이운재로부터 “왜 이렇게 급하게 경기하나. 잡을 수 있는 공은 쳐내지 말고 잡아야 한다. 그리고 너의 몸 중심이 너무 뒤로 젖혀졌다”고 따끔한 충고를 들어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꾸준한 훈련의 효과가 드러났다. 전후반 9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았다. 0-0 팽팽하던 후반 3분 케빈의 페널티킥 선방이 결정적이었다. 류원우는 케빈이 공을 페널티 포인트에 찍고 돌아갈 때 ‘왠지 왼쪽으로 꺾어 찰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그는 한 방향을 버리는 심정으로 직감을 따라 왼쪽으로 날았고 케빈은 정확하게 그 지점으로 공을 찼다.

하지만 타이밍이 문제였다. 류원우는 긴장한 나머지 너무 일찍 점프하는 바람에 몸은 측면으로 크게 벗어난 상태에서 공이 가슴 부위로 날아왔다. 순간 당황한 그는 얼떨결에 왼쪽 팔꿈치를 갖다 댄 것이 주효했다. 공은 팔꿈치에 정확히 맞고 페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벗어났다. 그는 “순간 안 되겠다 싶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멋쩍게 웃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페널티킥 외에도 전반 이현웅, 후반 박민근과의 일대일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공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두 번이나 그라운드 위를 뒹굴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골문을 지켰고 후반 36분 신영준의 프리킥 골에 힘입어 팀이 승리하는 순간을 함께했다. 이운재를 대신해 출전한 천금의 기회를 살린 셈이었다. 경기 후 코칭 스태프와 동료들은 “잘했다. 축하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결장한 절친 윤석영도 문자와 전화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류원우는 얼떨결에 선물을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가 선정한 16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것이다. 전남 선수로는 처음으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그만큼 그의 데뷔전 임팩트는 강했다. 류원우는 “오전 훈련 때 (코치) 선생님들께서 MVP에 선정됐다고 말씀해주시더라. 아직 실감은 안 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사진제공=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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