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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토크]<52-1> 김봉길 감독, “(이)천수 악동 기질, 걱정 안했어”

기사입력 : 2013.07.16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정성래 기자=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의 돌풍이 거세다. 초반의 반짝 성공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무색하게 할 만큼, 인천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은 다른 팀의 견제를 뿌리치고 K리그 클래식 3위에 오르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돌아온 악동’ 이천수, ‘고전 진공 청소기’ 김남일의 맹활약에, ‘무서운 신인’ 이석현이 가세한 인천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한 남자의 손에서 빚어졌다. 바로 교체를 시도할 때마다 투입된 선수들이 득점과 도움을 기록하며 ‘봉길매직’이란 별명을 얻게 된 인천 김봉길 감독이다. 인천에서 코치, 두 번의 감독대행을 거치고 어렵사리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김봉길 감독은 자신에게 찾아온 위기의 순간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진화하고 있었다.

”인천 돌풍은 믿음의 결과”
인천이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비결은 무엇인가요?
지난 시즌의 좋은 기록이 올해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19경기 무패 기록을 세웠거든요. 하지만 그 결과는 갑자기 이뤄낸 것이 아니였어요. 19경기 무패 경기 이전에 12경기 무승이라는 기록을 세웠거든요. K리그에서 꼴등이었죠. 그런데 선수들과 계속 소통을 한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돌풍은 믿음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죠. 저는 처음에 감독이 아니라 감독 대행이었습니다.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작하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선수들에게 다가섰던 것이 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감독대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 부분에 대해 질문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감독대행 직을 맡았을 때 어떠셨나요?
감독대행은 참 힘든 위치였어요. 감독과 감독대행은 많은 차이가 있거든요. 특히 12경기를 못 이겼을 때, 선수들이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어요. 선수들 나름대로는 감독대행 이후의 감독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저도 선수를 통솔하는 데 있어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구단 측에 빨리 정식 감독 선임을 하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그래야 팀이 안정이 되기 때문이죠.

감독대행으로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허정무 감독님도 그만두시고 재정 문제로 인해 위기에 봉착해 선수들 월급도 주지 못했던 상태였거든요. 경기력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고, 특히 고참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고 느꼈고, 선수들과 힘을 합쳐야겠다고 생각하고 화합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감독대행이 처음이 아니였는데, 예전의 감독대행 경험과 코치로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나요?
페트코비치 감독님께서 갑자기 사임하신 후 감독대행을 한 번 했습니다. 그 때 5연패를 했는데, 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코치 역할도 물론 마찬가지입니다. 코치란 선수들과 감독의 중간 교량 역할을 해야 하는 위치입니다. 코치 생활을 하다 보면 선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감독님보다 조금 더 가까운 위치에서 파악할 수 있었고, 반대로 감독님의 의중이 무엇인지 선수들보다 더 잘 알 수 있었거든요. 어떻게 해야 선수들이 잘 따라오고, 선수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수 파악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기존 선수들이 그대로 있었고, 선수들의 특징이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다만, 선수들의 흐트러진 마음이 문제였죠.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선수들의 마음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셨나요?
선수들이 저에게 먼저 다가왔습니다. 2012년 스승의 날 때 선수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저에게 양복을 선물해줬어요. 더 이상 운동복을 입고 벤치에 앉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감독으로 인정해주겠다는 것이었죠. 선수들이 저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다가와주니까 이제는 제가 포기할 수 없게 되더군요. 선수들과 보이지 않는 신뢰가 쌓인 것이 인천 상승세의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봉길 식 2002년의 영웅들 조련법, ”내가 밑으로 더 기었어”
인천은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의 주축 멤버였던 김남일과 설기현이 팀의 중심이라고 보여집니다. 감독대행으로서 이 선수들은 어떻게 지도하셨나요?
제가 밑으로 더 기었습니다(웃음). 김남일, 설기현 선수는 히딩크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그 선수들 앞에서 제가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이 저를 우습게 볼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냥 다 비웠습니다. “나 좀 도와줘라”하며 조언도 구했어요. 그러니까 그 친구들이 고맙게도 “감독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줬습니다. 이 것이 큰 힘이 됐죠.
원래 제가 많은 요구를 하거나 운동장에서 말을 많이 하며 지도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성적 부진의 이유가 저의 지도 스타일 문제라고 말하는 겁니다. 조금 강압적인 모습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조언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김남일, 설기현 선수가 저에게 신뢰를 보여줘서 저의 스타일을 그대로 밀고 나갔어요. 그게 성공한 셈이죠.

선수들과의 강한 유대감으로 인천을 본 궤도에 올려놓으셨습니다. 19경기 무패라는 기록도 세우셨고요.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이나 컸을텐데, 정인환, 정혁, 이규로 등 작년의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전력에 누수가 생겼습니다. 고민이 많았을 텐데요?
작년 후반기에 워낙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욕심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 선수단 그대로 안고 가면서 선수 보강을 조금만 더 하면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성장한 선수들의 연봉을 맞춰줄 수가 없었어요. 선수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무턱대고 잡아둘 수 없었다. 그래서 보낼 선수는 보내고, 남은 선수들을 대리고 전력을 극대화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창훈, 안재준 선수를 영입했고, 이석현 선수도 지명하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한 상태였고, 기존 선수들도 준비를 잘 해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내며 이적한 선수들의 공백을 잘 메웠어요. 감독에게 만족이란 단어는 있을 수 없지만, 우려했던 상황보다는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습니다.

”(이)천수 악동기질? 걱정 안했어”
또 이천수 선수 영입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이천수 선수에 대한 적극적인 영입 요청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꼭 이천수 선수가 우리 팀으로 오지 않아도 된다고 예전 인터뷰 때 말했어요. 이천수는 기량으로만 봤을 때 한국 축구에 보탬이 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하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진 모르겠지만, 범죄자들도 형을 살고 나오면 사회로 돌아옵니다. (이)천수 같은 경우 학교 선배, 인생 선배로서 꼭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인천이 아니더라도 K리그에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그의 ‘악동기질’이 걱정이 되진 않으셨나요?
저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많이들 말리시더라고요(웃음).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골칫덩어리를 왜 너가 나서서 받으려 하냐”고 걱정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죠. “감독이 축구 잘하고 말 잘 듣는 선수만 데리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 다루기 힘든 선수도 내가 잘 컨트롤 해야 그게 감독으로서의 역할이다”라고요. 사람들이 저의 이야기에 공감을 했습니다. 가족들도 걱정 많이 했어요. 특히 아내가 “왜 부담스러운 선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냐”고 타박을 주기도 했어요. 나를 위주로 생각한 것이었죠. 하지만 (이)천수가 활약을 잘 해주니 그런 이야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당신 선택이 좋았다”고 그래요. 모든 것이 마찬가지겠지만 스포츠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이)천수가 활약함으로써 저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 된거죠.

이천수 선수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셨나요?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이 감독실에서 인천 이적 후 첫 미팅을 가졌습니다. “마음고생 많이 했다. 인천은 네 고향이고 나 역시 너의 선배다. 다시 한번 이천수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놓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더니 (이)천수가 상당히 공감을 했어요. 또한 “내가 밥상을 차려줄 순 있지만, 먹는 것은 네가 떠먹어야 한다”고도 이야기했죠.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 이라고 말해줬어요. 다만 한 가지 내가 싫어하는 것을 (이)천수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제일 강조하는 것이 ‘팀웍’이라고, 팀을 우선시하지 않는 선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이에요. 현재 (이)천수가 팀을 위해 화합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후배들도 (이)천수를 상당히 잘 따르고 있어요. (김)남일이, (설)기현이와 함께 선배 역할을 잘 해주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아주 좋아요.

2편에서 계속(7월 18일 출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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