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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택의 제대로축구] 'AFC U-19' 김상호 감독 인터뷰① ''내게 장난 걸어오는 선수?''

기사입력 : 2014.10.07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2012년 1월 초, 강원FC 클럽하우스 내 감독실. 동계 전지훈련을 앞둔 김상호 감독은 작전판에 자석 말을 늘어놓았다. 4-4-2, 3-6-1(3-4-2-1) 등 다음 시즌에 활용할 시스템에 맞춰 본인의 철학을 토해냈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컸다. 2011시즌 직후 제주로부터 김은중을 영입하며 의지를 불태웠으나, 관심을 표한 외국인 선수마다 영입 과정이 틀어져 버렸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적료에 입맛만 다셨다.

어떻게든 팀을 일으켜 세우고 싶었다. 2011년 4월, 최순호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난 날. 김 감독은 최진철 코치, 서동명 골키퍼 코치와 함께 두툼한 점퍼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엉겁결에 맡게 된 감독직에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짜냈다. 참 야속했다. 결정적인 오심으로 승점을 빼앗겼고, 8연패의 늪에 빠지기까지 했다. 30경기 3승 6무 21패, 14득점 45실점. 다음 시즌 강등될 예상 팀 설문조사에서 1위를 면하지 못했다.

봄이 왔다. 강원에도 꽃이 피었다. 2012시즌 초반부터 시동을 건 강원은 중상위권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또다시 위기가 닥쳤다. 후반기로 접어드는 길목, 6월 보름 동안 5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을 얇디얇은 선수층으로 버텨내질 못했다. 6월의 마지막 날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거둔 2-1 승리를 끝으로 김 감독은 잠시 멈춰섰다. 팀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문제가 쉼 없이 밀려왔다. 그렇게 3년 반 동안 몸담은 강원을 떠났다.







▲ 곧장 영국으로 떠났다고 들었다.

​"바람 쐬러 갔다 왔다(웃음). 강원에서 나온 게 2012년 7월 1일이었다. 그때 침 영국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있었다. 현지로 날아가 대표팀의 전 경기를 참관하고, 김보경이 소속된 카디프시티의 훈련과 경기를 챙겨봤다. 또, 시간이 나는 대로 EPL 구장을 찾으며 재도약할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 축구로 받은 상처가 크지는 않았나. 신물이 났을 법도 한데.

"국내에 머문다고 해서 심적인 정리가 될 거 같지는 않았다. 해외로 나가 견문을 넓히고, 새롭게 마음을 정리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싶었다.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신 덕에 카디프에서의 생활은 어렵지 않았다. 스완지와는 40분 정도 거리였다. (기)성용이도 카디프로 넘어와 식사를 함께하곤 했다."


▲ 기성용이 시즌 초반부터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난다.

​​​"스완지 게임을 몇 번 보러 갔는데, 팬들이 기성용에게 굉장히 잘해주더라. 시즌 초부터 신임을 받고 있었다. 패스를 한 번 할 때마다 '오!'하면서 그렇게 좋아했다. 이후 감독과의 갈등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최근 스완지로 돌아와 활약하고 있으니 참 보기 좋다.







▲ 2007 U-17 월드컵에 참가한 뒤로는 줄곧 프로 팀을 거쳤다. 2008년은 전남에서,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강원에서 보냈다. 왜 다시 아이들을 선택했나.

"7년 전 지도했던 17세 이하는 유소년에 가까웠다. 이번에 맡은 18세부터 20세는 성인이 되기 직전의 단계로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이 세대를 한 번 맡아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왔다."​


▲ 비슷한 연령대의 청소년이라고는 하지만, 7년 새 아이들이 많이 변하지는 않았던가.

"2005년부터 15세~17세 선수들을 만났다. 그땐 나도 젊었다. 지금은 고작 두 살 윗 단계이긴 하지만, 내가 나이를 좀 먹지 않았나. 선수들이 어려워할 걸 미리 방지하고자 했다. 농담도 하는 등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세대 차이는 크게 못 느끼고 있다. 장난을 걸어오는 선수도 있다. 특히 (서)명원이가 넉살이 좋더라."


▲ 흰 도화지 같은 선수들이다. 반죽을 어떻게 다지느냐에 따라 크게 변할 나이이기도 하다.

"성장 단계의 막바지로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 시기를 잘 거쳐야 성인이 되어서도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다. 어제도 영상 미팅을 통해 선수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많이 요구했다. 오늘 연습 경기(지난달 30일 광운대전 2-4패, 고양HiFC전 1-0승)를 봐도 하루 만에 개선하려는 노력이 상당 부분 보였다. 확실히 습득이 빠른 나이다."


▲ 인성을 강조하던 철학은 여전한가. 2007년 청소년 대표팀을 거친 선수들이 감사함을 많이 표한다. 지난 8월 오사카에서 만난 오재석 역시도 "그분(김 감독) 덕에 제가 지금까지 왔어요"라고 하더라.

"말로만 감사하다던가(웃음)? 가끔 연락이 온다. 전화도 하고, 카톡도 하고. 작년 9월 팀에 부임해 처음으로 한 말이 '선수로서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최우선이다'였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기본적인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으로 안정이 돼야 크게 성장할 수 있다."


▲ 인성도 인성이지만, 그와는 별개로 성적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축구로서 상당한 혜택을 누려 왔다. 국가로부터 받은 도움을 보답할 기회다. 개인이 아닌 국가의 명예를 위하는 것, 내 지도자 생활 중 가장 중요한 시기로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 그 생각뿐이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백승호, 황희찬, 김건희 등 이번 대회에 나설 선수 구성에 대해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대표팀은 9일 오후 베트남을 상대로 AFC U-19 챔피언십 C조 첫 경기를 치릅니다.


글 = 홍의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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