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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인터뷰] 김풍기 심판위원장, “공정성에 최선, 따뜻하게 봐주시길”

기사입력 : 2018-03-19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OSEN=김태우 기자] KBO 리그의 심판 조직을 이끄는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부임 첫 해였던 지난해를 “아쉽다”고 간단하게 정리한다. KBO와 심판위원회 차원에서의 몇몇 노력이 일련의 사태에 휩쓸려 나간 탓이다.

KBO 리그 심판들은 지난해 한 전직 심판의 금전거래 논란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물론 한 사람의 잘못이라는 점에서 논의를 모든 심판으로 확장시킬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공정’이 강조되는 심판들의 세계이기에 충격은 어쩔 수 없었다. 자부심으로 먹고 산다는 심판 사회 내부의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가 신뢰 회복의 골든타임이다. 이는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모든 심판위원들의 각오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올해부터는 스피드업 규정, 비디오 판독 설명 등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된다. 덩달아 책임감과 전문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후배들에게 ‘초심’을 강조한 김 위원장은 잘못된 것에 대한 책임은 명확하게 지겠다고 천명함과 동시에, 심판위원회 차원의 노력 자체에는 따뜻한 격려를 부탁했다. 다음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에 여념이 없는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부임 2년차를 맞이한다. 지난해는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을 것 같다.

▲ 조심스럽지만 우리가 지난해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클린베이스볼 등 여러 방면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랬는데 그 사건(최규순 심판 금전거래 사건)이 터지면서 모든 것이 다 가려져 버린 게 가장 아쉽다. 당시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데, 여전히 우리를 예전의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게 가장 슬펐다. 우리가 노력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도 지난해 사건이 터져 결과적으로 그간 쌓아왔던 것이 많이 퇴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만큼 더 노력을 해야 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팀장들 이하 심판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런 노력을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말하고 싶다. 우리 스스로가 운동장에서 떳떳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기 중 공정성에 대한 부분도 더 이상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모든 것이 명백히 TV에 나오는 시대다. 프로야구 선수가 최선을 다하듯이, 프로 심판인 우리도 공정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일각에서는 타고투저 시대에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나?

▲ 작년에도 존을 무조건 넓힌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규정에 나와 있는) 스트라이크 존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고 변한 것은 없다. 사실 스트라이크 존은 100년 이상 야구를 한 미국에서도 항상 숙제다. 선수들이 제구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판정에 있어 최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심판위원회 차원에서 올해의 화두는 스트라이크 존 변경보다는 스피드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심판 고유의 업무도 상당히 많은데, 스피드업 규정 도입으로 심판들이 경기 중 더 바빠질 것 같다. 확실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은데 현재 준비 상황은 어떤가?

▲ 당연히 준비를 더 해야 한다. 지금도 규약들을 다시 꺼내서 보고, 다시 외우고 있다. 그래도 워낙 많아 미리 다 준비를 해서 들어간다. 올해부터 애매한 상황은 관중들을 상대로 방송도 해야 한다. 팬들을 위한 야구가 되고 있다는 점은 심판위원회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같이 더불어 가고 싶다. 팬, 선수, 프런트, 그리고 심판들도 모두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올해부터는 경기 중 상황 설명이 필요하다면 5회 종료 후, 경기 후 언론에 브리핑하기로 했다. 변화 이유가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가?

▲ 특이 상황이 궁금하신 건 당연하다. 기사가 나야 팬들도 상황을 아실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수시로 해드리고 싶은데 그라운드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바깥에서는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현장의 심판들이 나와 봐야 정확한 상황이나 판정 배경을 알 수 있다. 대기심이 판단하면 오보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궁금하신 사안이 있다면 심판들이 (클리닝타임 등의 시간에) 바깥으로 나왔을 때 브리핑을 해드릴 것이다. 경기가 끝나면 시간이 많으니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조금 늦더라도 정확한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렇게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는데 야구기자협회에서 수용을 해줬다. 나도 심판을 할 때 느낀 것이지만, 대기심도 경기 중의 상황을 모를 수 있다. 시간을 정한 만큼 더 성실하고 정확하게 브리핑을 하겠다.

- 1군이 144경기 체제로 확대되고, 예전보다 퓨처스리그 경기도 늘어났다. 이에 심판위원회도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심판들이 많이 뽑았다. 그 어느 때보다 교육이 중요하고 체계적인 평가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 맞다. 그리고 올해 신입 심판을 4명 뽑는데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 보통 야구를 했던 친구들이 명지대학교 심판학교를 수료하고 대한야구협회에서 1년을 하면 KBO 심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지금까지는 그 인원 중에서 선발을 했었다.

그런데 지난해 사건 당시 선·후배들의 연결고리 때문에 부정이 생긴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채용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올해 문호를 개방했다. 아직 확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 출신 심판을 두 명 뽑을 예정이다. 이 친구들이 여기서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분들도 공정성 담보를 위한 이러한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심판들도 프로야구의 한 부분이다. 잘못된 것은 명백히 우리가 책임을 질 것이다. 다만 음지에서 묵묵히 하는 친구들을 좀 더 따뜻한 시각에서 봐줬으면 좋겠다. 교육 프로그램이나 평가 체계는 새로운 틀을 더 만드는 것은 물론 기존의 있는 것들을 좀 더 합리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연구들을 해야 할 것 같다.

- 점점 늘어나는 업무에 비해 처우는 그다지 좋지 않다.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는데 크게 나아진 것은 없다.

▲ 많이 낙후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열등감이 안 생길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너희들도 고생하는구나”라는 인식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거기서부터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게 소박한 바람이다.

- 위원장이기도 하지만, 지금 그라운드에 나서는 심판들의 선배이기도 하다. 시즌을 앞두고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 우리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처음 심판을 시작할 때의 생각, 열정, 자세, 마음가짐 등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 시간이 흐르다보면 그것을 잊는 주기가 있는데 꾸준히 초심을 되새겨야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다.

사실 심판은 남들이 잘 알아주는 직업이 아니다. 그래서 자기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예전을 생각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첫 경기를 할 때의 기억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첫 심판을 볼 때의 그 느낌, 1군에 데뷔했을 때의 느낌이 또 다르다. 누구나 처음에는 각오가 있지 않겠나. 어차피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다. 초심을 떠올려야 자신에 냉정한 평가 기준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기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그 점을 꼭 당부하고 싶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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