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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로 꽃피운 이성곤, 잊지 못할 아버지 일침 ''넌 1군 수준 아냐''

기사입력 : 2021.12.01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한화 이성곤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한화 이성곤(29)은 올해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 6월 삼성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뒤 프로에서 가장 많은 206타석에 들어섰다. 트레이드 전까지 삼성에서 2경기 2타석이 전부였지만 한화에서 60경기 타율 2할6푼7리 46안타 1홈런 24타점 29볼넷 출루율 3할8푼을 기록했다. 이 기간 200타석 이상 타자 66명 중 출루율 전체 16위. 

지난 2014년 2차 3라운드 전체 32순위로 두산에 외야수로 입단한 이성곤은 해태 왕조의 전설적인 중견수 이순철 SBS 해설위원의 외동 아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야구로 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산에선 특급 외야수들에게 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018년 삼성으로 팀을 옮겼지만 1군의 벽이 너무 높았다. 

2군 생활이 길어졌고, 야구를 포기하고 싶은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2019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였다. 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삼성의 모든 선수들이 한 번씩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이성곤만 부름을 받지 못했다. 자존심이 상해 눈물까지 났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해 4월25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의 부상으로 1군에 콜업돼 8번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두 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뒤 중간에 교체됐다. 

이튿날 다시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성곤은 “진짜 끝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했다. 야구를 포기하려던 아들을 향해 ‘독설가’ 이순철 위원은 따뜻한 위로나 격려 대신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평가했다. “지금 넌 1군에서 안타를 칠 수준이 안 된다. 그 정도 수준의 스윙이 아니다. 그런데 뭘 그렇게 욕심을 내냐”. 

이순철 해설위원 /OSEN DB

아들은 아버지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남들이 보기에는 아들한테 이렇게 말하나 싶지만 저는 그게 더 와닿았다. 괜찮다는 위로보다 정확히 말해주는 게 힘이 된다. 괜찮다고 하면 오히려 저를 포기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못했을 때 지적해주는 것이 우리 부자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후 이성곤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 그는 “내가 수준이 안 되는데 욕심만 부렸구나 싶었다. 그때부터 2군에서 두 달 동안 4할 타율을 쳤다. 2군 성적은 그 전에도 좋았지만 그해 훨씬 좋았다. 그때를 계기로 조금씩 좋아졌고, 구단에서도 저를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주셨다”고 돌아봤다. 

2019년 2군에서 타율 3할5푼9리로 활약한 이성곤은 2020년 1군에서 62경기 타율 2할8푼1리 5홈런 18타점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올해 FA 1루수 오재일의 가세로 입지가 좁아졌지만 2군에서 타율 3할2푼1리에 도루도 10개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후배들에게 쪽팔리고 싶지 않았다. 나이 먹고 2군에서 성적이 안 나면 쪽팔리는 일이다. 2군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었고, 야구 선수라는 것을 놓고 싶지 않았다”는 게 이성곤의 말이다. 

삼성 시절 이성곤 /OSEN DB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한화로 트레이드되며 기회를 잡은 이성곤은 또 한 명의 귀인을 만났다.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였다. 이적 초반 이성곤이 기대에 못 미치자 2군에 보내려 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을 워싱턴 코치가 설득했다. 오히려 고정적인 선발 기회를 건의했고, 후반기 6~7번 타순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성곤은 “트레이드된 뒤 3일이 지나 워싱턴 코치님을 찾아갔다. ‘저를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기회를 달라는 게 아니라 타격 기술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었다. 코치님이 ‘믿고 따라올 수 있겠냐’고 3~4번 물었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덕분에 기술적인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아버지 조언으로 배트를 짧게 쥐었는데 강한 타구 생산을 중시한 워싱턴 코치의 지도 방향과 잘 맞아떨어졌다. 홈런은 1개에 그쳤지만 2루타 12개와 3루타 2개로 장타를 생산했다. 

워싱턴 코치가 시즌 후 시카고 컵스 제의를 받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갔지만 4개월의 짧은 인연으로 얻은 게 크다. 이성곤은 “워싱턴 코치님이 떠나 아쉽지만 김남형 타격코치님도 옆에서 같이 했다. 홀로서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 나이도 서른이라 야구를 한 날보다 할 날이 짧을 수 있다. 항상 어제보다 오늘 더 잘하자는 것이 저의 좌우명이다. 내년에는 OPS 높은 타자로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주고 싶다.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한화 이성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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