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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km 아리랑볼, 국제대회서 안 통했을까…끝내 품지 못한 태극마크

기사입력 : 2022.01.19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은퇴를 선언한 유희관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KBO 역대 4번째 8년 연속 10승, 좌완 역대 7번째 100승 등 숱한 대기록에도 결국 태극마크는 없었다. 유희관(36)이 공이 느리면 힘들다는 편견 속 국가대표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유희관은 지난해 9월 19일 감격의 개인 통산 100승 인터뷰에서 “1승이 100승이 될 때까지 많이 힘들었다. 느린 공을 갖고 많은 편견과 싸우며 결국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유희관은 구속이 빠르지 않다는 이유 하나로 커리어 내내 저평가를 받았다. 유희관이 승리를 따내면 스트라이크존이 넓고, 타격과 수비 도움이 큰 것이고, 부진을 겪으면 느린 공이 프로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노련한 완급조절과 스트라이크존의 구석을 정확히 공략하는 능력은 늘 130km라는 구속에 묻히기 마련이었다.

알고 보면 유희관은 KBO리그 마운드 역사에 적지 않은 족적을 남긴 투수다. 일단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거둔 8년 연속 10승은 그 동안 이강철, 정민철, 장원준 등 리그 최정상급 투수들에게만 허락된 기록이다. 여기에 지난해 9월 19일 고척 키움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KBO 역대 32번째, 좌완 7번째이자 두산 프랜차이즈 최초로 100승 금자탑을 세웠다.

그러나 우수한 성적에도 태극마크와는 늘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국가대표 사령탑, KBO 기술위원마다 ‘공이 느리면 국제대회에서 통할 수 없다’는 기조 아래 느림의 미학을 외면했다. 2015년 18승으로 다승 토종 1위에 올라도, 2016년 15승을 거둬도, 에이스의 상징인 10승을 잇따라 해내도 국가대표 초청장은 날아오지 않았다. 8년 연속 10승을 거둔 투수 중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건 유희관이 유일하다.

은퇴를 선언한 유희관 / OSEN DB

그렇다면 유희관의 130km 직구는 진짜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았을까. 사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유희관이 있었다면 큰 힘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잠시 나온 적이 있다. 유희관과 투구 스타일이 비슷한 도미니카공화국의 베테랑 라울 발데스가 느린 구속으로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충분히 활용해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 당시 김경문호의 한 선수는 “(유)희관이 형이 왔다면 효과적으로 타자를 막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고 한다.

사실 유희관이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7.71까지 치솟아서 그렇지 한창 두산 왕조를 이끌 때는 허를 찌르는 볼배합과 칼날 제구로 선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렇기에 매 번 국가대표 선발 때마다 승선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현실은 녹록치 못했다. 그 또한 나중에는 아예 태극마크를 체념한 모습이었다.

유희관은 결국 지난 18일 두산 구단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며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느림의 미학이 끝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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