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내 한계를 느꼈다” 손아섭이 강정호를 찾아 LA로 날아간 이유 [오!쎈 투손]
입력 : 2023.02.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NC 다이노스 손아섭. /OSEN DB

[OSEN=투손, 길준영 기자] NC 다이노스 손아섭(35)이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강정호에게 도움을 받아 시즌을 준비했다.

손아섭은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작년 나에게 스스로 실망을 많이 했다. 조금 많이 힘들었던 시즌이다. 내가 시즌을 치르면서 처음으로 타자로서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시즌이 끝난 뒤 한 달 정도 먼저 빨리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좋다고 느껴진다”라고 시즌을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KBO리그 통산 1834경기 타율 3할2푼1리(6949타수 2229안타) 169홈런 921타점 OPS .855를 기록한 손아섭은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138경기 타율 2할7푼7리(548타수 152안타) 4홈런 48타점 OPS .714를 기록하며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에 머물렀다.

손아섭은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성적을 잘 내면서 타자로서는 큰 어려움 없이 해왔다. 그러다보니 너무 나만의 느낌과 내가 생각하는 야구에 꽂혀서 살았다. 그동안 성장하지 못하는 느낌이 있었고 더 올라가고 싶은데 벽에 막혀있는 느낌이 들었다. 작년에 그것이 결정타가 됐다. 나는 아직 선수 생활을 할 날도 많이 남아있는데 이러다가는 내가 생각하는 야구선수로서의 꿈과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라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NC 다이노스 손아섭. /OSEN DB

한계를 느낀 손아섭은 다시 과거의 기량을 되찾기 위해 겨우내 분주히 움직였다. “준비를 빨리 했고 흔히 말하는 고수들과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나와 어떤 생각이 다른지 조언을 구했다”라고 말한 손아섭은 “내가 한창 좋았을 때는 그분들이 말하는대로 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내가 그런 방식으로 타격을 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정답을 모르는 상태에서 내 능력으로만 야구를 했다. 그러다보니 슬럼프가 왔을 때 빠르게 극복을 하지 못했다”라고 빠르게 슬럼프에서 회복하지 못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손아섭은 “이번에 느낀 것이 영상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타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가 생각하는 내 타격폼과 영상에서의 내 타격폼이 너무 달랐다. 성적이 떨어진데는 그 영향이 크다고 본다. 물론 체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 부분이 기술적으로는 눈에 확 들어왔다. 그것을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 준비했고 결과는 시즌에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은 만족스럽다”라며 준비과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3가지 변화를 줬다고 밝힌 손아섭은 “하체 움직임이 많이 변해있었고 타격 전 손의 위치도 예전보다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과거에는 스트라이크 존의 넓은 부분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것이 내 장점이었는데 과거에는 8~9개의 맞는 포인트가 있었다면 지금은 2~3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투수가 실투를 던지지 않는다면 타격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한 달밖에 준비를 못해서 목표의 50~60% 정도밖에 채우지 못했다”라고 말한 손아섭은 “코치는 2달을 달라고 했는데 일정상 한 달밖에 시간을 내지 못했다. 확실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라면서 “프로는 사실 과정보다는 결과로 말하는 곳이다. 결과가 안나오면 과정이 퇴색된다. 그래서 이렇게 준비가 잘 된 과정을 결과로서 좀 빛날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손아섭이 말한 코치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강정호다. 음주운전 3회 적발 이력이 있는 강정호는 지난 시즌 키움에서 현역 복귀를 시도했지만 KBO에서 선수 계약을 승인하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 현재 강정호는 로스앤젤레스에 야구 아카데미를 차려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강정호 선배에게 도움을 받았다”라고 밝힌 손아섭은 “사실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하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한다. 야구선수로서의 재능은 최고이지 않았나. (강)정호형이 지도자로서 준비를 많이 했더라. 나도 놀랐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라며 강정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로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손아섭은 “과거에는 시상식은 당연히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년을 가지 못하다보니 목표의식이 없이 시즌을 준비한 것 같다. 시즌이 끝난는데도 정장을 입고 시상식에 가지 못하니까 섭섭하더라. 올해는 시상식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라며 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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