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이 차고 넘친다고? 지난해 5위팀은 쓸 선수도 부족하다
입력 : 2023.03.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왼쪽부터 정해영, 장현식, 전상현./사진=KIA 타이거즈
왼쪽부터 정해영, 장현식, 전상현./사진=KIA 타이거즈
[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때 아닌 불펜 호황 속에서 KIA 타이거즈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지난해만 해도 KIA는 허리가 부실한 팀이었다. 전상현(27)-장현식(28)-정해영(22)으로 이어지는 나름 튼튼한 뒷문이 있었지만, 그들 외에는 버텨줄 만한 불펜 투수가 드물었다. 필승조 3명이 차례로 쓰러진 7월말부터 그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기간 베테랑 이준영(31)과 고영창(34)의 재발견 정도가 소득이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KIA 불펜 평균자책점은 4.72로 리그 7위였다.

올해는 허니문 기간임을 감안해도 꽤 시작이 좋다. 새로 가세한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이 이유다. 2023 드래프트 신인 윤영철(19)과 곽도규(19)이 보여주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이 긍정적이다. 1차 지명 출신 김기훈(23)과 최지민(20)은 구속이 상승하는 등 예년과 다른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아도니스 메디나(27), 숀 앤더슨(29)으로 이뤄진 새 외국인 원투펀치가 긴 이닝 소화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있다. 이렇듯 선발 투수들이 6~7이닝을 소화하고 8, 9회는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 등 기존 필승조에 맡기면 언뜻 느끼기에 불펜이 차고 넘친다는 인상도 준다. 여기에 김대유(32), 곽도규가 좌완 사이드암으로서 불펜에 다양성을 더해 어떤 상황에든 대처할 수 있는 든든함마저 준다.

다만 긍정적인 점만큼이나 불안 요소도 상당하다. 두 외국인 투수가 한 시즌 120이닝 이상을 소화해 본 적이 2차례에 불과한 것을 차치하더라도 냉정히 말해 현시점에서 견적이 나오는 불펜은 정해영과 이적생 김대유뿐이다. 정해영은 2020년 데뷔 후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통산 평균자책점 2.89로 일정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부상이 있어도 공백이 길진 않았다. 박동원(LG 트윈스)의 보상선수로 LG서 이적해온 김대유는 지난 2년간 별다른 부상 없이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했고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필승조 전상현과 장현식은 건강이 고민이다. 전상현은 2021년 어깨 부상, 2022년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고 장현식은 지난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 후 4월 말까진 공백이 불가피하다. 임기영과 윤중현은 선발 혹은 롱릴리프로서 일정 이닝을 책임질뿐 필승 불펜에 어울리는 퍼포먼스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준영과 고영창은 가장 좋았던 지난해도 각각 46⅓이닝 26볼넷, 24이닝 10볼넷을 기록해 경기 내용 측면에서 조금 더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이외에 김기훈, 최지민, 윤영철, 곽도규 등의 어린 선수는 아직 1군 무대에서 검증조차 마치지 못했다. 이들 모두 KIA를 투수 왕국으로 이끌 잠재력은 있으나, 경기장에서 실제 퍼포먼스로 발현되기까진 조금 더 긴 호흡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KIA는 리빌딩만이 목적이 아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양현종(35), 나성범(34)을 FA로 영입하면서 빠르게 우승에도 도전할 뜻을 표명했고 지난해 5위에 올라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대권을 노리기에 부족하다.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서는 팀 타율 1위(0.272), OPS 1위(0.746)의 타선에 발맞춰 마운드도 지난해보다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차고 넘친다는 표현보단 우승 도전을 위해 쓸 선수도 부족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사령탑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미국 스프링캠프 당시 김종국 KIA 감독은 "모든 불펜 투수가 필승조가 될 정도로 뎁스를 두껍게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누가 나와도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느낄 정도가 됐으면 한다"고 올 시즌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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