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G 철인 골절상→2군 선수 콜업…174cm 단신 외야수, 드디어 기회가 왔다
입력 : 2023.04.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KT 홍현빈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1군이 아닌 2군에서 훈련 중이었던 통산 타율 1할대의 홍현빈(26)은 어떻게 배정대(28)의 대체자로 낙점 받을 수 있었을까. 

KT 주전 중견수 배정대는 지난 26일 수원 SSG전에서 SSG 이건욱의 몸쪽 공에 왼쪽 손등을 맞고 골절상을 당했다. 검진 결과 새끼손가락 아래 손등 부위가 골절되며 깁스만 5~6주를 해야 한다는 예상보다 심각한 소견이 나왔다. 배정대는 개막 엔트리 불발은 물론 치료와 재활로 4~5월을 보내게 됐다. 

배정대는 지난 2020시즌부터 3시즌 연속 전 경기(144경기)를 소화한 리그 대표 철인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특유의 야구센스를 앞세워 큰 부상 없이 3시즌 동안 432경기를 소화했다. 전 경기에 출전했다는 건 그만큼 사령탑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 배정대는 임팩트 있는 한방과 넓은 수비 범위로 KT 공수 전력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었다. 특히 클러치능력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뽐내며 ‘끝내주는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당초 배정대의 공백을 10년차 김민혁과 신인 정준영으로 메우려 했다. 김민혁은 배정대 다음으로 외야 수비 범위가 넓으며, 정준영은 장충고를 나와 2023 신인드래프트서 KT 2라운드 20순위 지명을 받은 뒤 미국 애리조나 투손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데뷔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이강철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김민혁은 시범경기서 13경기 타율 1할3푼 2타점, 정준영은 14경기 타율 8푼 1타점으로 나란히 저조했다. 이 감독은 “(정)준영이는 끝까지 기회를 줬는데 시간을 더 가져야할 것 같다. 그래도 키워보려고 했지만 연습이 더 필요하다”라고 개막 엔트리 탈락 소식을 전했다. 

KT 홍현빈 / OSEN DB

정준영을 탈락시킨 이 감독의 시선은 빠르게 퓨처스 선수단이 있는 익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2군 스프링캠프를 거쳐 익산에서 착실히 훈련 중인 7년차 홍현빈에게 SOS를 요청했다. 홍현빈은 3월 31일 발표된 개막 엔트리에서 송민섭, 조용호, 앤서니 알포드, 김민혁과 함께 외야수 부문에 승선하는 기쁨을 안았다. 홍현빈은 28인 개막 엔트리에서 유일하게 2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선수다. 

홍현빈은 174cm의 작은 신장에도 유신고를 나와 2017 신인드래프트서 KT 2차 3라운드 21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펄펄 날아다녔던 아마추어 시절과 달리 프로에서는 7년 가까이 실패를 맛봤다. 초창기부터 부진을 겪다가 2018시즌을 마치고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해결했지만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홍현빈의 1군 통산 성적은 166경기 타율 1할8푼5리 3타점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왜 사령탑은 왜 홍현빈을 배정대의 대체자로 낙점한 것일까. 이 감독은 “(홍)현빈이는 우리가 아는 선수다. 수비력이 워낙 좋고 시즌 준비도 착실히 잘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배정대가 돌아올 때까지는 김민혁, 홍현빈으로 중견수 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플랜을 밝혔다. 만년 백업 외야수 홍현빈에게 드디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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