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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감독 ''美 넷플릭스 1위, 좋다가도 얼떨떨...비결은 심플함''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 2021.09.28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OSEN=연휘선 기자] 한국 콘텐츠로 미국 넷플릭스 TV쇼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징어 게임'의 감독이 해외의 호평 속에 비결을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28일 오전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최근 미국 넷플릭스 TV쇼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황동혁 감독은 "좋다가 얼떨떨하다가 놀랄 때가 있다"라며 웃은 뒤 "인기 비결은 심플함인 것 같다. 놀이들이 모두 심플하다. 또 한 가지는 다른 게임 장르와 다르게 서사가 더 자세하다. 인물들에 감정 이입해서 응원하게 되는 점이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이슈가 아닌가 싶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출연진 중 바쁜 분들하고는 메시지를 하고 덜 바쁜 분들하고는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다들 얼떨떨해 한다. 출연자 중 정호연 씨는 팔로워 수가 40만 명이었던 친구가 50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다들 어마어마한 관심과 인기를 갑자기 받게 돼서 놀랍고 얼떨떨해 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메시지가 와서 얼떨떨해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만들자고 생각했을 때 해외 마켓을 상대로 생각하기는 했다. 가장 한국적인 게 세계적이라는 말은 늘 나오지 않았나. 방탄소년단, 싸이, 봉준호 감독이 그걸 증명했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이 이 정도 될 줄은 몰랐다. 우리끼리 달고나 장사를 미리 선점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라고 했다. 실제 넷플릭스 공동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극 중 의상을 입고 '오징어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던 터. 황동혁 감독은 "작품이 얼마나 잘 됐는지 감이 없었는데 넷플릭스 공동 CEO가 발언할 정도로 수치적으로 입증이 돼서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잘 된 작품이 됐으면 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해외에서의 호평과 달리 국내에서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특히 극 중 인물들의 육체를 재화로 삼았다는 비판도 존재하는 바. 황동혁 감독은 "육체를 재화로 삼는 건 극한 상황에 몰린 사람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보여준 것이고 특정 성별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바디페인팅도 여성의 도구화가 아니라 사람을 어디까지 경시할 수 있는지에 따라 바디페인팅을 사용했다. 중년 남성의 시점이 아니라 7080 시절 보편적인 기억들을 끄집어내 쓴 것이지 남성에 초점을 맞추어 쓰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표절 시비와 극중 등장한 번호가 실제 존재하는 번화번호인 등의 논란도 있는 터. 우선 표절 시비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두 가지다. 게임 보다는 사람이 보인다. 다른 작품은 게임이 복잡한데 '오징어 게임’에서는 단순한 게임이라 그 게임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사람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는 위너가 없다. 지금도 남의 도움을 통해 간신히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징검다리 게임’이 상징적이다. 내 능력으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크게 다른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은 어떤 영웅도 없는 루저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화번호와 계좌번호에 대해서는 "없는 번호라고 해서 썼는데 '010’이 자동으로 걸린다고 생각하는 걸 제작진이 예상 못하고 넘겨준 것 같다. 끝까지 제대로 체크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 다시 한번 피해를 입은 분들께는 죄송하다. 지금 제작진이 제대로 보상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끝까지 책임지겠다. 통장 번호는 제작진 한 친구의 번호다. 그 친구 걸 연출부에서 쓰기로 하고 쓴 거였다. 통장에 456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더라. 그 번호도 협의는 하고 쓴 건데 더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계좌도 정리가 하는 거로 얘기했다"라고 밝혔다.

명확한 해명이 뒤따를 만큼 황동혁 감독은 오랜 기간 '오징어 게임'을 준비했다. 그는 "2008~2009년에 써서 영화로 만들려고 했을 때는 낯설고 난해하다, 너무 기괴하다는 평가를 많이 들어서 만들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서글픈데 10~11년이 지난 세상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살벌한 서바이벌이 더 어울리는 세상이 됐다. 지금은 오히려 현실감 있다고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 슬프게도 세상이 그렇게 바뀌었다. 남녀노소가 다 열광하는 게임이라는 요소에 가상화폐, 부동산, 주식 전 세계가 일확천금을 노리는 요소가 지금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놀이 구성은 제가 10년 전에 생각한 거다. 첫 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한다. 집단 게임으로 가장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은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다. 마치 군무처럼 보일 것 같기도 했다. 마지막 게임은 '오징어 게임’으로 결정을 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도형 안에서 펼치는 검투사들의 대결을 떠올렸다. 어린 시절 했던 격렬한 게임이라 아이러니가 살 것 같아서 두 게임을 앞과 뒤에 넣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연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에 대해 그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소수의 마니아들만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 판타지적인 요소와 리얼한 요소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부여하는 게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작품을 위한 디테일들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성기훈(이정재 분)이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를 연상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드래곤 모터스라는 가상의 회사를 만들어서 정리해고로 파업에 참여한 인물로 나오는데 쌍용자동차 사건이 레퍼런스가 된 것은 맞다. 평범했던 기훈의 인생이 어떻게 바닥까지 굴러갔는지 레퍼런스 삼아 만들면 어떨지 생각을 해봤다. 그걸 읽어주신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기훈과 같은 입장에 놓일 수 있다. 잘 다니던 직장에서 벗어날 수 있고, 지금도 그런 곳들이 너무 많다. 자영업을 하고도 다 망헀다고도 하는데 지금도 그런 분들이 많아서 그런 분들을 대표하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라며 "사회를 레퍼런스로 삼아서 작품으로 만드는 것까지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로 인해 정치 패러디까지 나오는 '오징어 게임', 부담도 있었다. 다만 황동혁 감독은 "창작자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나면 작품은 창작자의 손을 떠난 거다. 거기에 제가 코멘트를 남기는 게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라며 말을 아꼈다. 

456억 원이라는 숫자 설정도 오랜 고민 끝에 나왔다. "10여 년 전에 작품을 쓸 때는 1000명에 100억 원 상금을 갖고 했다. 시간이 지나니 100억 원이 작은 돈이 됐다. 한국에서 로또 가장 많은 당첨금을 찾아 보니 400억 원 대였다. 그래서 1명당 1억 정도의 몸값에 기억하기 좋은 중간의 숫자로 456억 원으로 한 것이다"라고. 

극 말미 기훈의 빨간 머리 염색에 대해서도 그는 "내가 기훈이라면 미용실에 앉아서 어떤 말을 할까 생각했을 때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짓을 할 거라 생각했다. 그 전과 다른 사람이 됐다는 거다. 제가 생각한 가장 미친 짓이 빨간 머리였다. 빨간 머리에는 기훈의 분노가 담겼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직관적으로 생각했다"라고 했다.

극 중 가장 애정을 가진 게임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징검다리 건너기다. 전통 게임은 아니다. 제가 만든 거다. 마치 어릴 때 저희가 개천을 건널 때 어떤 돌을 밟으면 흔들리는데 그걸 밟으면 넘어져서 흔들린다. 이 게임이 이기는 과정은 너무나 단순하다. 앞사람이 떨어져서 터줘야만 뒷사람이 가능하다. 상징적으로 이 사회의 승자들이 패자들의 시체 위에 서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패자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의 주제와 잘 맞닿아있다고 생각했다. 딱지치기도 처음에 이정재와 하면서 실뜨기를 시켜볼까 생각하기도 했다. 공기놀이 같은 여자들한테 유리한 게임을 넣어볼까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긴장감을 넣어줘야 하는데 그런 걸 목표로 제일 단순한 것들을 하다 보니 뺀 게임도 있었다"라고 했다. 

힘들었던 부분들에 대해 그는 "10여 년 전에도 그렇지만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모 아니면 도, 걸작 소리 안 들으면 망작이나 괴작이라고 생각했다. 작품의 콘셉트 자체가 너무 실험적이라고 생각했다. 애들 게임을 목숨 걸고 하는 게 말이나 되나. 긴장을 한 시도 모아본 적이 없다. 쓰면서도 그랬고, 찍으면서도 그랬다. 너무 긴 작업이라 그 다음 날 찍을 것들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더 좋아질 부분이 없을지 대본 작업을 계속 했다. 그러다 보니 약간 사람이 스트레스 지수가 매일 100에 차 있다 보니 그런 점들이 가장 힘들었다. 제가 만든 작품이 항상 다 모험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모험 지수까지 100에 가까운 리스크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제대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황동혁 감독은 "제가 한 작품 중에 미술이 제일 어려웠다. 보통의 작품은 레퍼런스가 존재한데 섬 안에 레퍼런스가 없는 공간이라 미술 회의를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여러번 했다. 처음엔 산업 구조물 같은 걸 떠올렸다. 그런데 너무 클리셰 같아서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지은 곳이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색깔도 유치하게 구성하게 됐다. 레퍼런스로는 에셔의 '계단 오르내리기' 작품들을 참고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디테일 속에 시즌2 계획도 있을까. 황동혁 감독은 "시즌1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다 쓰고, 제작하고, 연출을 혼자서 하는 과정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힘든 과정이라 당분간 다시 할 수 없다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안 한다고 하면 난리가 날 것 같다. 지금 머리에 떠오르는 그림들이 몇 가지는 있는데 이걸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영화나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그걸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가지 더 있다. 시즌1을 하면서 이가 6개 빠졌다. 임플란트를 하고 있다. 시즌2를 혼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조금 걱정이 된다"라고 털어놓기도. 이에 그는 "시즌2는 죄송하지만 일단 노코멘트 하고 싶다. 고민을 해봐야할 것들이 있다. 말씀드리기는 조금 이른 것 같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을 통한 'K 콘텐츠' 만의 저력에 대한 기대감은 치솟고 있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한국은 참 다이나믹한 나라다.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점도 그렇고, 분단과 전쟁을 딛고 짧은 시간에 고도의 성장을 딛은 점도 그렇고. 굉장히 경쟁도 심하고 그 경쟁이 어느 나라보다 한발 더 앞서갈 동력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진짜 이 작은 나라에서 문화적으로도 가장 앞서가는 게 생산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그는 "인기에 대한 추가 수익이 없는 게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라고 웃으며 "그런데 알고 계약서에 싸인한 건데 뭐하겠나. 뜨거운 반응들 만으로도 감사하고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처음 해본 시리즈인데 말도 안 되는 성공을 거뒀다. 평생의 훈장이자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 같다. 뭘 하든 비교될 것 같다. 훈장이자 부담"이라고 '오징어 게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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