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한예종 갈등, 일촉측발 위기
입력 : 2023.05.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채준 기자]
 2005년 한예종설치법 반대 전국예술대학 시위 장면 /사진=스타뉴스
2005년 한예종설치법 반대 전국예술대학 시위 장면 /사진=스타뉴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설치법안'을 둘러싸고 '2005년 한예종 사태' 같은 첨예한 대립과 실력행사가 벌어질 조짐이다.

국회 문방위 문화예술법안 소위원회에서는 30일 한예종 관련 법안을 다룬다. 이채익 의원, 박정 의원, 김윤덕 의원이 각각 발의한 한예종 관련 유사법안 '3'건만 심의하기로 의사 일정이 잡혀 있다. 현재 문화예술 법안 소위 위원장은 이용호 의원이다.

현직에 있는 문화계 인사들은 일부의 이권을 위한 '날치기 통과'가 현실화 되는게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도 한예종 설치법안을 주시하고 있다. 관련 학회, 협회, 단체와 협력하며 한예종 1개 기관에만 특혜를 주는 것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예종은 등록금이 일반 예술대학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에만 국비 95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한다. 사실상 일반 사립예술대학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예산이다. 한예종은 교육부 소속 예술대학과는 입시 기준도 다르다.

전국 예술대학교수연합 관계자 A는 "이번 설치 법안에는 석사 박사 학위를 갖는다는 것은 국가기관이 예술교육의 자율적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예종은 사실 일반적인 학교라고 보기 어렵다. 교육부 소관이 아니다. 문화부에서 실기를 잘하는 세계적인 마이스터를 키우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문화부는 한예종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국비로 운영되는 학교임에도 경찰대학이나 사관학교처럼 복무 조건도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5년 한예종설치법 반대 전국예술대학 시위 장면 /사진=스타뉴스
2005년 한예종설치법 반대 전국예술대학 시위 장면 /사진=스타뉴스

문화계 관계자 B는 "한예종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 현행법으로는 안되니, 특별법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인데, 국회라는 입법기관이 예술교육계의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조장하는 법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은 "현재, 국내 및 해외 대학과의 교류에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문화부 소속기관인 한예종에 교육부 인정 석박사 학위 과정을 신설하려는 것은, 유아 대상 영재교육원부터 박사과정까지를 한예종 안에서 수직계열화하여 독점하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고 밝혔다.

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도 지난 4월, 한예종 설치법안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견을 전달하였으나 국회 심의 일정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번 한예종 관련 갈등에 대해 전 문화체육부 관계자 C는 "개인들의 욕심들이 커지면서 본래 설립취지와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박사 과정을 신설하겠다는 것은 한예종이 만들어진 당시의 초심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계 전반에서는 예술교육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쟁점법안이므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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