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이태규 “시리즈 1·2 모두 출연…배우로서 의미있는 일” (종합)[인터뷰]
입력 : 2023.06.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조은정 기자]/cej@osen.co.kr

[OSEN=유수연 기자] 영화 ‘범죄도시3’ 배우 이태규가 영화 비하인드와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30일 이태규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을 찾아 인터뷰를 나눴다.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이날 이태규는“‘일본인인 줄 알았다’라는 반응이 가장 기분이 좋다. 주변에서 ‘범죄도시3’를 보고 온 분들도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일본인 역할을 한 게 맞으니 ‘그럼 내가 괜찮게 (연기)했네’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운을 뗐다.

이태규는 극중 리키와 함께 이른바 ‘야쿠자 빌런즈’로 출연, 리키의 왼팔이자 무자비한 빌런 ‘마사’ 역을 맡았다.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눈길을 끌었다.

캐릭터 준비를 위해 노력한 점에 이태규는 “살을 좀 많이 뺐다. 7~8kg 정도. 액션신도 많이 있고, (설정상) 야쿠자이자 마약과도 연관되어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칼을 쓰는 캐릭터라 날카롭게 보이고 싶어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머리가 원래 짧았는데, 장첸(윤계상 분)이 머리를 붙인 곳에서 붙임 머리도 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헤어-메이크업 팀과 함께 이야기를 해서 붙인건데, ‘윤계상 씨도 여기서 했다’고 하니 ‘그럼 믿고 붙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라며 “촬영기간 동안 붙임 머리를 유지하는게 힘들긴 하더라. 머리도 아프고, 본드로 붙인거다 보니 가면 갈수록 머리카락이 빠졌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부연했다.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한 것에 대해서는 “촬영장에 일본어 전문 선생님이 계셨다. 일본어 촬영 분량이 있으면 선생님이 현장에 오시고, 저는 옆에서 계속 ‘방금 이 발음 어떻냐’라며 귀찮을때까지 물어봤다”라고 웃으며 “외국어 대사는 반복적으로 하고, 실제 네이티브에게 계속 확인 받아야 한다. 일본에서도 개봉할 예정인데, 야쿠자 부하들의 일본어가 어색하면 안되지 않나. 그래서 실제로 쓰는 말처럼 보이기 위해 현장에서도 대본을 계속 수정했고, 후시 녹음을 할 때도 신경서서 녹음했다”라고 전했다.

액션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이태규는 “역할이 좀 마지막 쯤에 정해졌는데, 캐릭터가 확정되자 마자 액션스쿨을 가서 연습을 시작했다. 칼을 주로 쓰는 캐릭터라 이를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다”라며 “전공이 체육교육과이기도 하고,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몸을 쓰는 건 자신이 있었다. 다만 액션 촬영은 일반적인 몸 쓰는 것과는 다르니, 액션 스쿨에서 충분히 훈련을 했다. 어떤 식으로 찔러야 임팩트 있게 나오는지 등을 알려주셔서 큰 부상없이 촬영을 잘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OSEN=조은정 기자]/cej@osen.co.kr

특히 마동석과의 짧지만 강렬한 대결 합을 펼친 그는 마동석과의 액션 호흡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빌런) 배우로서 잡혀도 마석도의 주먹에 잡히는게 낫지 않겠나.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라며 “현장에서 액션 장면이나 합이 계속 바뀌는 편인데, 마동석 씨가 워낙 액션 베테랑이다 보니 포인트를 잘 아시더라. ‘이렇게 하면 임팩트가 있을 것 같다’고 집어주기도 하고, (함께한 액션이) 무섭긴 해도 믿음이 생겼다. 또 아무리 가짜로 주먹이나 칼을 휘두른다고 하더라도, 너무 멀리서 휘두르면 리얼함이 살지가 않는다. 그래서 정말 코 앞에서 주먹이 지나가서 사고가 날 수 있지만, (마동석이) 워낙 액션 베테랑이어서 사고도 한 번 없이 촬영을 잘 마쳤다”라고 전했다.

극중 함께 ‘야쿠자 빌런즈’로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그는 “아오키 무네타카가 일본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참 잘 대해주더라. 현장에서 영어로 대화를 나눴는데, 알고보니 나와 동갑이더라”라며 “그렇게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눴는데, 둘다 아이가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서 육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친해졌다. 나중에는 개인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쿠자’ 팀하고는 항상 같은 장면에 나오다 보니 매번 만나면서 친해지고 서로를 챙기게 됐다. 다들 동생인데, 서로 ‘여기서는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도 많이 했고, 촬영이 끝나고 따로 술도 한 잔하기도 했다. 저는 매니저도 있고 차량이 있어서 촬영장까지 가면 함께 만나 차량에 태워 이동하기도 했다. 의견도 잘 통하고, 서로 고마워하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또한 이태규는 “일본 빌런팀이 한국 빌런팀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감독님께서도 현장에서 ‘한국 빌런애들은 이렇게 했다던데’라면서 서로 경쟁을 시켰다. 서로 세게 보여야 영화가 긴장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 빌런팀에서는 아오키를 필두로 ‘무섭게 나가자’라면서 모니터링도 하고 연구를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대본에서는 제 이름이 ‘애꾸’였는데, 촬영하다보니 캐릭터 자체가 일본인이기도 하고, 느낌이 잘 안맞았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 보스(아오키)에게 ‘어떤 이름이 어울리겠나’라고 물어봤는데, ‘마사’라는 이름을 직접 지어줬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이태규의 ‘범죄도시’ 시리즈 출연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범죄도시1’에서 형사 역을, ‘범죄도시2’에서 화교 살수2로 등장하며 ‘범죄도시’ 트롤로지에 모두 등장한 유일한 배우가 됐다. ‘범죄도시3’까지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1, 2때는 작은 역할로 나오고 나서 이름이 있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었다”라며 “‘범죄도시2’때는 강해상 본지에 잡임해 있던 화교 살수 였는데, 그때의 이미지를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당시에도 ‘네가 빨리 죽어서 아쉽다’라고 하신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오디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는데, 다행히도 오디션을 보고 역할을 따내고 촬영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관객분들이 알아볼 수 있는 역할을 맡게 되어 차후 시리즈에 다시 나오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큰 시리즈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의미가 있다”라며 “이 영화를 통해 스타가 된다거나, 이런 게 아니고, 저의 필모그래피에 하나 더 추가가 된다는 느낌이다. 이를 계기로 관계자분들이나 관객분들에게 (제가) 조금 더 알려져서, 다음 작품 캐스팅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흥행에 대한 바람도 조심스레 전했다.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있냐’라는 질문에 이태규는 “예측 밖의 문제”라면서도 “‘범죄도시’ 시리즈가 관객들에게 있어 부담 없이 예매해 볼 수 있는 영화지 않나. 영화를 선택할 때 ‘이건 재미 있을까, 말까’가 아니라, ‘나왔네. 보러 갈까?’가 될 수 있는 영화가 된 것 같아 좋다. 어느정도 흥행은 할 것 같고, 몇 백만까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선택할 때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영화가) 잘 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OSEN=조은정 기자]/cej@osen.co.kr

2002년 CF 광고를 시작으로 연예계에 얼굴을 비춘 그는 다년의 공백기를 가진 후  2011 영화 ‘로맨틱 헤븐’, 2015년 ‘데드어게인’ 등, 최근 각종 영화의 단역으로 ‘영화 배우’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히 쌓아가고 있다. 이태규는 “처음은 CF로 시작을 했다. 당시에는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서 팬들도 생기기도 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연예계 생활을 그만뒀다. 그는 “배우를 하다가 그만두면서 ‘군대로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때 카투사 시험이 있길래 시험을 치뤘고, 합격이 되어서 군대로 도망갔다. 당시 미군들과 생활을 하다 보니 영어 공부가 많이 됐다. 더불어 운동도 잘하고 했으니, 특수부대에 뽑혀 가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대를 하고 나서는 대학교 선후배들과 함께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창업했다. 너무 어려웠다. 월급도 못 받으면서 일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행사도 하고, 전시 기획도 했지만, 내 마음 속 깊이 있던 꿈이 생각났다”라며 “(특히) 당시 여자친구이던 아내가 ‘회사 일이 진짜 하고 싶은 건지 생각해보라’라고 해서 트리거가 당겨진 것 같다. 그때부터 연기 공부를 시작했고, 윤재호 감독의 단편 영화 ‘히치하이커’도 촬영하게 됐다. 당시 영화가 칸 영화제 주간 경쟁에도 가게 됐고, 다시 연기하는게 재미있었다. 돈을 못벌더라도 재미있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기다림이 많지만, 다행히 결혼을 하고 아내가 애들을 케어해주고 무명 배우 생활을 잘 서포트 해주다보니 활동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시작한 배우로서 ‘성공’에 대한 조바심에 묻자 “없어졌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태규는 “옛날에는 조바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라며 “연기를 공부하고 연기를 계속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사람, 좋은 아빠, 좋은 가정처럼, 내가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나에게 맞는 역할이 언젠간 한번쯤은 오지 않을까 싶다. (이런 마음으로) 조바심을 내지 않고 현실에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아마 조바심이 있다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연기를 못할 것 같다. 한편으로는 스스로 빨리 인정을 한 거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있으면 언젠가 카메라에 나오지 않을까,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역할이 크든 작든, 촬영장에 가면 좋다. 촬영장에 가서 카메라 앞에 연기하고 있는 것 자체가 좋다”고 밝혔다.

‘배우 이태규’로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이지만, 앞서 이태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금쪽같은 내새끼’ 등, 아내를 포함한 자녀들과 함께 육아 예능에서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이태규는 “원래 일상을 공개하는 스타일이 아니긴 한데, 아이들과의 추억도 남길 수 있고, 와이프의 SNS를 통해 자녀들을 예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촬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예능 출연 이후 가족 광고 의뢰가 들어와서 좀 찍었다. 제가 배우이다보니 아이들을 전문 모델로 키우고 싶은 건 없다. 다만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촬영하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걸 좋아하더라”라며 “육아 예능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카메라를 계속 집에 설치하고 찍어야 한다는 점. 다만 섭외가 또 온다면 나갈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1남 2녀의 자녀를 슬하에 둔 이태규는 “아이들이 제가 배우라는 걸 잘 안다. 광고도 보여주고, 제가 출연한 작품 중 보여줄 수 있는 건 보여줬다. 그런 걸 보면 좋아하고, 아이들도 촬영 경험이 있다 보니 ‘배우’에 대한 인식이 있다”라며 “최근 동석이 형과 게임 광고를 찍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동석이 형이 누군지를 알다 보니 ‘범죄도시3’ 영화 포스터를 보고 ‘동석이 삼촌이다!’라고 하기도 하더라”라고 웃었다. 또한 그는 “최근에 ‘유퀴즈’에 류승범 씨가 나와서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배우들이 아빠가 되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좋은 의미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30세의 나이로 ‘늦깍이’ 배우가 된 이태규의 연기 활동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오디션 제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 거기에 맞춰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차후 계획을 밝히며 “저는 프로필 이미지나, 단순히 제 이미지로 봤을 때는 주인공 역할을 해야 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제작팀이 작품에 들어가서 저를 역할에 넣어보면, 다들 만족해하신다. ‘착하다’라고 소문이 나기도 했다”라며 “저는 어떤 역할을 맡아도 긍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배우”라며 자신을 어필했다.

끝으로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수상 여부를 떠나서, ‘대부’ 시리즈나 ‘기생충’ 같은, 영화사에서 명작으로 남는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런 작품은 평생 남지 않나. 저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주인공이 아니여도 좋다. 기억에 남는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면, 나중에 배우를 그만두더라도 ‘배우로서 잘 했구나’할 것 같다. 한 번쯤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yusuou@osen.co.kr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