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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의의 유로홀릭] 이탈리아, 태클도 부드럽고 아름답다

기사입력 : 2012.06.29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네이버 북마크  구글 북마크  페이스북 공유  사이월드 공감


[스포탈코리아] 월드컵에 버금가는 열기와 인기를 자랑하는 유로2012가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이 멋진 축구쇼를 안방에서만 즐겨야 하는 한국의 축구팬들은 갈증을 느낀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마음은 어떨까. 저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거지? 축구인 김대의가 관전도우미를 자처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고 성남, 수원에서 K리거로 활약하다 싱가포르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 그는 '유로홀릭'을 통해 독특한 시선과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줄 예정이다. <편집자 주>

경기: 독일 1-2 이탈리아
득점: 발로텔리(20', 36', 이탈리아), 외칠(90+2', 독일)

최근 축구의 트렌드가 미드필드 중심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번 유로2012는 유난히 미드필드 운영에 강점이 있는 팀들이 돋보인다. 여기서 벗어난 두 팀이 독일과 이탈리아다. 독일은 스트라이커 활용에 여전한 위력을 보이는 팀이며, 이탈리아는 탄탄한 수비력을 기반으로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선보이는 팀이다. 역시 박빙의 승부가 예고되는 경기다.

독일은 많은 전문가들이 스페인과 결승에서 만날 것이라 예상하는 1순위 팀이다. 좋은 경기력으로 준결승까지 왔다. 다만 지난 그리스와의 8강전에서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역습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좀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역시 피를로에서부터 시작하는 패스를 잘 만들어가면 좋은 찬스를 얻을 것이다. 지난 경기에서 많은 찬스를 놓친 발로테리나 카사노가 책임져 준다면 좋은 경기 결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수비 실수 활용한 이탈리아의 골
시작부터 팽팽하다. 이탈리아는 경기 시작부터 전방 압박으로 독일을 상대하고 있고, 독일은 빠른 움직임으로 이탈리아를 공략하고 있다. 계속해서 밀어부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전 게임에서 승부차기 치른 영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발이 무거워 보인다. 독일이 이럴 때 빨리 득점을 뽑아내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전반 5분 코너킥을 문전에서 훔멜스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부폰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슈팅이었지만 골라인 앞에 있던 피를로가 몸으로 막아냈다. 13분 토니 크루스의 중거리슛은 부폰에 막혔다.

분위기를 한 번 가져간 독일이 득점이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자 이번에는 이탈리아 차례였다. 독일의 뒷공간을 노리며 공격했다. 독일 수비가 중간 차단하면서 뒷공간까지 내주지는 않지만, 저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틀림없이 위기가 온다. 결국 첫 골이 났다. 카사노가 키엘리니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두 명을 완전히 제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보냈고, 중앙에 있던 발로텔리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카사노가 크로스를 올리는데 왜 수비수 두 명이 그냥 놔뒀을까. 훔멜스가 굳이 볼을 뺏으려 하지 않았어도 되는 상황이었다. 제대로 올리지 못하게 방해만 해줘도 되는데, 좋은 크로스를 허용한 것이 의아하다. 득점 상황도 마찬가지다. 발로텔리의 슈팅도 좋았지만 발로텔리를 놓친 수비 실수에 가까웠다.

첫 골로 오히려 더 정신을 차린 팀은 이탈리아다. 전열을 가다듬어 더 촘촘하고 견고한 수비벽을 만들었다. 독일의 패스가 조금만 길다 싶으면 무조건 태클이다. 이탈리아의 위험하지도 않으면서 훌륭한 태클은 꼭 배우고 싶다. 어떡하면 저렇게 부상 없이 아름다운 태클을 할 수 있을까. 결정적으로 부폰이 있다. 잘 막아내는 수비 뒤에 든든한 부폰까지 있으니 이보다 더 견고할 수는 없다.

공격할수록 문제점을 노출하는 독일
독일은 딜레마에 빠졌다. 만회골을 위해 많이 밀고 올라오는데, 오히려 이탈리아에게 공간을 노출하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내주고 있다. 이것은 곧 이탈리아의 추가골로 연결됐다. 발로텔리가 몬톨리보의 기습적인 롱패스를 받아 오프사이드를 무너뜨리고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발로텔리의 슈팅은 그대로 골이 됐다. 지난 경기에 많이 웅크리고 있던 발로텔리가 제대로 기지개를 펴는 경기가 되겠다.

전반 초반에 잘 이끌어가던 독일은 이탈리아에게 일격을 당한 뒤 주도권을 넘겨줬다. 전반 중반 이후로는 내내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이탈리아는 뒷 공간을 활용한 첫 골을 뽑아낸 후 경기를 압도했다. 안전한 태클로 상대의 패스를 잘 차단하면서 또 한번의 완전한 역습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탈리아 수비가 위치를 찾기 전에 독일이 기회를 살렸다면 흐름은 또 달라졌겠지만, 차분히 공간을 노린 이탈리아의 뚝심이 전반전 승부를 갈랐다.

저렇게 부드럽고 우아한 태클이라니!
독일은 후반 시작과 함께 두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많은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니 승부수를 띄울만하다. 포돌스키와 고메스 대신 로이스와 클로제가 들어갔다. 좀더 빠른 선수들로 좌우 측면을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흐름은 전반 초반과 비슷하다. 독일이 좀더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고, 이탈리아는 수비 위주로 안전하게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골문으로 들어가는 선수에게 무조건 싸움을 붙이는 패스를 넣어주고 있는데, 그만큼 독일 수비 간격이 많이 벌어져있다는 뜻이다. 반면 수비 집중력은 더 높아진 것 같다. 독일이 계속 찬스를 만들고 있지만 마지막에 이탈리아의 태클에 다 저지당한다. 저렇게 격하지 않고 부드러운 태클은 또 오랜만에 본다. 부폰의 존재감은 언제나 빛난다. 로이스의 결정적인 프리킥을 또 선방했다. 견고한 수비의 핵심은 역시 안정된 골키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부폰 같은 선방을 몇 차례 해준다면 동료들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후반 중반 발로텔리가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많이 뛴 탓인지 다리 근육 경련 교체돼 나갔다. 쉽게 말해 쥐가 난 상황이다. 저렇게 근육 경련이 생기면 빨리 교체해주는 게 좋은 판단이다. 뛰다 보면 다시 똑같은 부분에 경련이 생기기 때문이다.

후반 36분에는 이탈리아가 추가골 찬스를 놓쳤다. 디나탈레가 역습 상황에서 1대1로 맞섰는데 슈팅이 골대 오른쪽을 벗어났다. 슈팅이 성공했다면 승부는 끝났을텐데. 이후 독일은 찬스를 허용하더라도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반 추가 시간에 외칠이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또 한번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탄탄한 독일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승리는 이탈리아의 몫이었다. 첫 골이 승부를 갈랐다. 독일은 이탈리아의 일격에 휘청이면서 준비했던 전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반면, 이탈리아는 선제골을 넣고 나서 오히려 컨디션이 살아났다. 체력적으로 지치는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되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오늘 내가 선택한 MOM은 두 골을 넣은 발로텔리다. 드디어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글. 김대의(전 수원삼성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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