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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포르투갈, 감독 믿음이 승부를 가르다

[김대의의 유로홀릭] 감독의 믿음이 승부를 가른 순간

기사입력 : 2012.06.10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네이버 북마크  구글 북마크  페이스북 공유  사이월드 공감


[스포탈코리아] 월드컵에 버금가는 열기와 인기를 자랑하는 유로2012가 막을 올렸다. 이 멋진 축구쇼를 안방에서만 즐겨야 하는 한국의 축구팬들은 갈증을 느낀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마음은 어떨까. 저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거지? 축구인 김대의가 관전도우미를 자처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고 성남, 수원에서 K리거로 활약하다 싱가포르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 그는 '유로홀릭'을 통해 독특한 시선과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줄 예정이다. <편집자 주>

경기: 독일 1-0 포르투갈(6월 10일)
득점: 고메즈(73' 고메즈)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과 포르투갈의 대결은 이번 대회에서 손에 꼽히는 빅매치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나는 독일의 승리를 소심하게 점쳐보았다. 한편으로는 세계 최고의 몸값인 호날두가 이번에는 대표팀에서 잘 해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호날두의 컨디션에 좌우되는 포르투갈
독일은 예상대로 전투적으로 나섰다. 휘슬이 울리자 고메즈의 헤딩슛으로 기선 제압에 들어가는가 싶더니 파워축구의 진수를 보여준다. 굉장히 오랫동안 발을 맞춰 온 조직력과 그 힘이 느껴진다.

이런 흐름이라면 포르투갈이 독일을 상대하기 벅차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적극적이다. 과욕이었을까? 위험한 장면도 나왔다. 전반 13분 독일 골키퍼 노이어의 볼 처리가 늦어지자 포스티가가 공을 가로채기 위해 태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서 있는 옆방향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작정하고 ‘담그려는’ 태클이었다. 노이어가 제대로 걸렸다면 바로 골절상이었다. 이런 태클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역으로 태클을 가하는 선수들도 언젠가 자신이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포르투갈이 특별한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을 때,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인 이는 역시 호날두였다. 왼쪽 측면에서 그림 같은 드리블고 크로스를 보여줬다. 사람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메시가 잘 해요, 호날두가 잘 해요?” 늘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메시의 손을 들어주지만 오늘처럼 잔기술에 힘까지 실려있는 호날두의 모습을 보면… 사랑은 움직이는 거다. 하지만 존재감이 큰 만큼 상대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보아텡이 호날두의 플레이를 많이 연구한 모양이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림자처럼 붙어다니고 있다. 초반의 기세와 다르다. 호날두의 컨디션이 포르투갈의 승패를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아직은 결정적인 장면이 안나온다.

전반전 종료 직전 페페의 슈팅은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이다. 코너킥 이후 흘러나오는 볼을 잡아 페페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모서리에 맞고 튀어나왔다. 이것이 공격수와 수비수의 차이라는 생각도 든다. 골문을 향한 슈팅의 정확성에서 보이는 차이. 볼을 걷어내기만 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면 한동안 꿈에서도 그 장면이 나온다. 빨리 잊고 수비에 집중하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고메즈
전반전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독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폭풍처럼 몰아치는 모습을 보였다. 포르투갈도 맞받아치면서 일진일퇴의 양상이었다. 호날두는 정말 빠르다. 아직까지는 보아텡이 호날두를 상대로 여유있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끝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둘의 싸움도 흥미롭다. 후반 18분 호날두의 완벽한 슈팅을 보아텡이 온몸으로 저지하며 막아냈다. 저렇게 지치지 않고 달라붙는 수비를 보면 공격수 입장에서는 정말 짜증이 난다.

한편으로 양팀 모두 23번 선수들의 경기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메즈는 몇 차례의 기회를 날렸고 포스티가는 자꾸 엇박자를 내고 있다. 빨리 변화를 주는 팀이 좀더 유리해질 것 같은데, 계속 쓰자니 믿음의 한계가 느껴지고 버리자니 어딘가 아깝고. 뜨거운 감자다. 먼저 변화를 준 팀은 포르투갈이다. 후반 24분 포스티가 대신 넬손 올리베이라를 투입했다.

그런데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변화 대신 신뢰를 택한 독일이 웃었다. 후반 28분 고메즈가 오랜 침묵을 깨고 골을 넣었다. 케다라가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높이 올린 공을 고메즈가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포르투갈의 골망을 갈랐다. 고메즈는 경기 내내 부진한 플레이로 모든 이들을 답답하게 했지만, 한 방으로 해결했다. 그래서 우리끼리 ‘스트라이커는 한 방’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메즈는 끝까지 기다려준 감독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포르투갈은 전술적으로 알찬 준비를 했음에도 경기장에서 구현해내는 것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호날두와 나니는 명불허전이지만 이들을 서포트해줄 만한 플레이메이커가 없다. 포르투갈이 ‘호날두의 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후반 30분에 교체투입된 바렐라는 준비가 덜 된 모습이었다. 결정적인 찬스 앞에서 한 번 접었다면 독일 수비수 세 명을 농락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오늘은 포르투갈의 날이 아닌가 보다.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 더 나은 것 같아도 안되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반면 독일은 예상 밖 부진에도 좋은 결과를 챙겼다. 우승후보다운 조직력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전성기에 비해 다소 하락세인 느낌이었다.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내가 뽑은 MOM은 독일 수비수 보아텡이다. ‘능력자’ 호날두를 괴롭힌 것만으로 충분하다.

글. 김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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