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의 포효, “EPL 한 시즌 최다 골-해트트릭, 내 손 안에”[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입력 : 2023.02.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엘링 홀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hen can Haaland break record for goals in a season?(홀란은 언제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깰 수 있을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22-2023시즌 최대 화두는 ‘골 폭풍’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23)이다. ‘노르웨이산 괴물’이 휘몰아 온 매우 세찬 ‘골 바람’은 이번 시즌 내내 EPL에 맹위를 떨치고 있다.

EPL 사무국도 홀란이 몰고 온 엄청난 기세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그의 발걸음에 신경을 쏟는 모양새임이 엿보인다. 오죽하면 위 첫머리처럼 제목을 달고 홀란의 상승세가 일으킬 골 기록 탄생의 시점을 예측하는 기사를 누리집에 게재했을까?

위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EPL 사무국은 홀란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 경신을 기정사실화한 듯싶다. 신기록 수립은 시간문제일 뿐, 단지 그 시점이 언제일지를 나름대로 예측하는 움직임이 읽힌다.

EPL 사무국은 홀란이 최다 득점 기록 작성은 물론 또 하나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까에도 관심을 보였다. 초점을 모은 기록은 한 시즌 최다 해트트릭이다.

EPL 출범 이래 홀로 경기당 평균 한 골 이상의 무서운 기세로 기록 경신 눈앞

지난 2월 2일(이하 현지 일자) 현재, 홀란은 25골을 터뜨렸다. 맨체스터 시티가 치른 20경기 중 19경기에 모습을 나타내 결실한 수확량이다. 이 가운데 12골은 네 번의 해트트릭으로 뽑아냈다. 경기당 평균 1.32골, 실로 믿기 힘들 만큼 무서운 기세의 골 사냥 페이스다. 홀란이 한 시즌 최다 득점과 최다 해트트릭 기록을 새롭게 쓰리라는 한결같은 전망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임이 분명하다.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 경신은 보다 확실하다. EPL 사무국은 1992년 EPL로 새로 옷을 갈아입고 출범한 뒤 1994-1995시즌까지 22개팀 체제 아래 팀당 42경기씩을 치렀을 때 나온 최다 득점 기록까지도 무너지리라 본다.

이 체제하 최다 득점 기록은 앤디 콜(뉴캐슬 유나이티드·이하 당시)과 앨런 시어러(블랙번 로버스)가 함께 지닌 34골이다. 콜은 1993-1994시즌에, 시어러는 그 다음 시즌에 각각 최다골 고지를 밟았다(표 참조).

[사진] 모하메드 살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20개팀이 팀당 38경기씩을 치르는 현행 체제로 전환된 1995-1996시즌 이후 최다 득점 기록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세웠다. 살라는 2017-2018시즌 32골을 터뜨리며 최다 득점사(史)에 이름을 아로새겼다.

이번 시즌이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음에도, 홀란과 이들 사이의 거리는 그다지 멀어 보이지 않는다. 홀란이 새로운 장을 여는 데 필요한 걸음 수는 10과 8뿐이다. 현재 콜과 시어러는 9걸음을, 살라는 7걸음을 각기 앞서고 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을 대비하면 더욱 뚜렷해진다. 홀란은 홀로 경기당 한 골 이상(1.32)을 터뜨렸다. 팀 전체 경기로 살펴봐도 한 골을 넘는다(1.25). 살라(팀 0.84/출장 0.89골)-콜(0.81/0.85골)-시어러(0.81/0.81골) 등 기록 보유자 3인을 훨씬 능가한다.

홀란이 현 추세 궤도를 유지한다면, 이번 시즌 예상되는 골 수는 47.5~48.76에 이른다. 최다 득점 고지인 35골엔, 앞으로 8경기 정도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한 시즌 해트트릭 최다 기록 경신은 눈앞에 뒀다. 이번 시즌에, 홀란은 ‘해트트릭 달인’이라는 별호도 얻었다. 네 차례나 해트트릭을 터뜨린 데에서 비롯한 별명이다. 홀란은 지난해 크리스털 팰리스(8월 27일)와 노팅엄 포리스트(8월 31일)와 치른 2연전을 필두로, 그해 10월 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과 올 1월 22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전에서 제각각 3골씩의 골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사진] 블랙번 소속이던 1995~1996시즌의 앨런 시어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이 기록 보유자도 앨런 시어러다. 시어러는 블랙번 로버스에 몸담았던 마지막 시즌(1995-1996)에 다섯 차례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당대 으뜸의 골잡이 실력을 뽐냈다.

당시 시어러는 35경기에 출장해 이 기록을 세웠다. 7경기당 한 번꼴이다. 이에 비해 홀란은 19경기를 소화하며 네 번을 기록했다. 4.75경기에 한 번꼴로, 시어러를 크게 앞서는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 추세를 단순 대입하면, 홀란은 앞으로 약 4회를 더 보태 이번 시즌에 모두 8회의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홀란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비로소 EPL에 뛰어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잠재력을 과시했다고 하나, 이처럼 무섭게 폭발하리라 내다본 전문가는 별로 없었을 것 같다. ‘EPL 신성’의 굉장한 골 사냥 페이스가 어떤 궤적을 그리며 전 세계 축구계에 놀라움을 자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