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처럼 하고 싶어요''...194cm 허율은 '광주 홀란'을 꿈꾼다 [오!쎈 제주]
입력 : 2023.02.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OSEN=제주, 고성환 기자] "홀란처럼 플레이하고 싶어요."

194cm. 압도적인 키를 자랑하는 허율(22, 광주FC)이 '광주의 엘링 홀란(23, 맨체스터 시티)'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허율은 지난 2020년 FA컵을 통해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이듬해 리그 데뷔는 물론이고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허율은 지난 시즌에도 리그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광주의 2부리그 제패에 힘을 보탰다. 후반기에는 다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큰 키와 빠른 발을 지닌 그는 광주 공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은 허율에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그는 "작년 전반기 7월까지는 공격 포인트도 많이 올렸고, 경기력도 좋았다. 그런데 후반기 이후로는 폼도 떨어지고 출전 시간도 적어지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많이 힘들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서 허율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년 동안 풀 시즌을 뛰었다. 데뷔 때는 수술 때문에 반 시즌만 뛰었다. 체력이나 전술적인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허율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근육량이 조금 늘어서 47% 정도가 됐다. 다치고 나서 체중이 96kg까지 쪄서 몸이 많이 무거웠는데, 지금은 90kg 초반까지 체중을 감량했다"라며 "훈련이 끝나면 코치님들과 무조건 골문 앞에서 슈팅 훈련과 터치 훈련을 10분~20분을 한다. 팀 훈련이 끝나면 짧게 개인 훈련 시간. 조깅이나 수비 훈련을 하는 형들도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키가 더 크지는 않았을까. K리그 공식 프로필에 따르면 허율의 키는 192cm지만, 그에게 정확하게 몇 cm나 되는지 질문했다. 그는 "1년 차 때 192cm였다. 이제는 2cm가 더 커서 194cm다. 더 이상은 크지 않더라. 작년과 재작년에도 194cm였다"라며 "중학교 때도 170cm였다. 3년간 더 커서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188cm 정도가 됐다"라고 답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90cm가 넘는 허율은 한국 축구에 얼마 없는 귀중한 자원이다. 이정효 감독은 그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을까. 그는 "감독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키가 크니까 잘하면 더 돋보인다. 대신 못해도 더 크게 보인다'라고 하신다.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집중력을 강조하신다"라고 전했다.

또한 "발은 빠른 편인데 감독님이 반응이 조금 늦다고 지적하신다(웃음). 경기장에서 그런 부분을 계속 지적받다 보니 저도 인지하고 보완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일단 출전 시간 내에 득점력이라든지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면 출전 시간도 늘어나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그러면 경기장 안에서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롤모델은 누구일까. 허율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큰 키(195cm)를 지닌 홀란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저희 팀이 맨시티 경기를 많이 보면서 경기를 구상한다. 전술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엘링 홀란 선수가 많이 도움된다. 홀란처럼 플레이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만큼, 허율은 머리가 아닌 발밑 능력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도 처음 만났을 때부터 헤더를 키우지 않고 발밑을 키우겠다고 말씀하셨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언제나 제가 키가 크니까 공중볼을 강조했는데, 감독님께서 그런 틀을 깨주셨다"라며 "저도 머리보다 발로 하는 플레이를 선호한다. 광주 전술에서는 공중볼이 10개 중에 하나 될까 말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율은 "홀란을 보면 좋은 예시가 많다. 도르트문트 시절에는 긴 거리를 달려서 뒷공간 침투해서 골을 많이 넣었고, 맨시티에서는 하프 스페이스에 머물다가 골문 앞에서 골을 넣는 경우가 많다. 둘 중에서는 지금 모습이 내게 더 잘맞는다. 팀 자체가 맨시티를 보면서 비슷하게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의 플레이도 많이 참고하고 있다고. 허율은 "지루 경기도 많이 본다. 이번 월드컵 때 많이 봤다. 지루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 골도 못 넣었을 때도 프랑스 감독이 지루의 움직임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빛날 수 있다고 말한 기사를 봤다. 그래서 유튜브로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허율은 지난해 1월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제주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황선홍 감독에게 직접 일대일 조언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발탁될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

허율은 1년 전을 떠올리며 "대한민국 대표 스트라이커인 감독님께서 지도해주셨다. 확실히 훈련하면서 많이 도움됐다"라며 "아시안게임 출전 연령대가 더 늘어난다고 들었다. 그래도 경쟁하고 싶은 마음이다. 프로는 나이 순이 아니니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명단에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도 허율에게는 또 하나의 동기 부여다. 그는 조규성 이야기가 나오자 "나이 차이도 많지 않은 선배다. 또 고등학교 시절 광주대랑 연습할 때 조규성 선배를 본 적 있다. 그래서 더 크게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달 유럽에 진출한 2001년생 동갑내기 오현규도 마찬가지다. 허율은 "축구 선수라면 언제나 유럽에서 뛰는 게 목표"라며 "제가 있는 현재 위치에서 노력하고 좋은 모습 보여준다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꿈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허율은 올 시즌 목표를 공개했다. 그는 "올해는 두 자릿수 득점을 하고 싶다. 원래 작년 목표가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그래도 공격 포인트 10개(6골 4도움)를 해서 그나마 위안이 됐다. 공격수라면 두 자릿수 득점을 해야 연령별 대표팀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inekosh@osen.co.kr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