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철퇴, HD현대중의 'KDDX'는 퇴출?
입력 : 2023.11.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채준 기자]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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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HD현대중공업 직원의 도둑질을 유죄로 인정했다.

30일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HD현대중공업 직원 A씨에 대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번 법원의 판단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1심에서 무죄로 판결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는 점이다. 1심에서는 불법취득 군사기밀을 피고인이 업로드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일부 무죄가 선고되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이부분도 유죄로 판단했다.

A씨 등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은 2013년 우리나라 해군 기밀 자료를 몰래 촬영해 이를 PDF 파일로 변환, 회사 내부망에 내용을 공유한 사실이 들통 나 9년만인 2022년 법정에 섰다.

201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유출 문건은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개념설계 1차 검토 자료를 비롯해 당시 대우조선의 핵심 기술이 녹아있는 장보고-III 개념설계 중간 추진현황, 장보고-III 사업 추진 기본전략 수정안, 장보고-I 성능개량 선행연구 최종보고서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시스템 KDDX 통합마스트(IMAST)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KDDX 통합마스트(IMAST) /사진=한화시스템

이번 판결로 HD현대중공업은 치명타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해군의 KDDX(한국형차기 구축함) 사업에서 퇴출 될 위기에 직면했다.

KDDX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대한민국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함으로 방위사업청은 2030년까지 6000t급 KDDX 6척을 발주한다. 총사업비는 7조800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 HD현대중공업의 위기로 전망하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함정 전력화는 ①개념설계 ②기본설계 ③상세설계·선도함 건조 ④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한다.

앞서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수행했고,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았다. 이후 남은 것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후속함 건조가 남았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기본설계를 맡았던 업체가 선도함 건조까지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방위사업청은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HD현대중공업에 2025년 11월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을 감점하기로 했다. 기술 도둑질에 대한 일벌백계 차원의 징계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방산 수주전은 소수점 단위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점은 어마어마하게 큰 점수라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 B는 "HD현대중공업이 어렵게 됐다. 2016년 울산급 배치-III 기본설계 사업은 0.9567점 차이로 낙찰자가 선정됐다.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에서는 한 술 더 떠 0.0565점 차로 당락이 갈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C는 "매번 수주전은 소수점차 경쟁이다. HD현대중공업이 특별한 변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한화오션의 승리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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