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항서 14시간에 걸쳐 ‘이근호 출국 작전’
입력 : 2012.01.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울산 현대가 인천 공항에서 난데없는 이근호 수송 작전에 진땀을 뺐다.

그라운드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K리그 선수들 뒤에는 외진 곳에서 보이지 않게 고생하는 스태프들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바로 어제, 11일에 벌어진 일이다.

울산 김광수 주무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2012 클럽 워크숍에 2박 3일 동안 참석한 뒤 11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김 주무는 공항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다른 구단 직원들과 아침 식사를 한 후 사우나로 향했다.

김 주무가 고된 일정에도 바로 집으로 향하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이근호와 함께 괌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10일 이적을 확정 지은 이근호는 빠른 팀 합류를 위해 출국을 서둘렀고, 김 주무는 이근호를 안전하게 전지훈련지로 ‘모실’ 사람으로 선정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임무, 문제는 시간이다. 괌으로 향하는 비행기 출발 시간은 오후 8시 30분, 오전 6시 3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한 김 주무는 꼬박 14시간을 같은 장소에서 보내야 했다. 식사를 세 번하고, 사우나에 가고, 영화를 봐도 남을 시간이었다.


쿠알라룸프르 회의에 같이 참석했던 울산 홍보팀 허진영 대리는 “김 주무가 말레이시아에서 돌아온 후 괌으로 바로 떠나서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정신이 없었지만,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며 웃었다.

다행인 것은 김 주무 옆에 더 큰 짐을 진 사람이 함께 했다는 사실이다. 바로 전북 현대의 주무다. 같은 회의에 참석한 후 브라질 출국 때문에 공항에 함께 남았다. 김 주무는 다시 24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내야 하는 전북 주무를 보며 가슴을 쓸어 내렸을 것이다.

물론 이근호는 무사히 괌에 도착해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 주무의 길고 긴 하루도 별탈 없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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