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어든] K리그여, 삼성과 현대처럼 움직여라
입력 : 2012.01.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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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차라리 프리미어리거를 수입해라
[스포탈코리아] K리그는 세계 최고의 리그도 아니고, K리그 클럽은 1등 구단도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불황의 시대다. 한국 축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존 듀어든이 불황이 만성화된 시대에 K리그 클럽이 생존을 넘어 경쟁력 있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던져줬다. 그가 밝힌 K리그 클럽의 생존법은 이렇다.<편집자주>

지금까지만 보면 이번 시즌 유럽의 겨울 이적시장은 퍽 흥미롭다. 너무 조용하기 때문이다. 몇몇 부자 구단을 제외하고는 그리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봐도 그렇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두 클럽 조차 몇 년 전 기준이라면 어느 곳에서도 뛰지 못할 늙다리 선수를 다시 뛰게 한다.

폴 스콜스와 티에리 앙리는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현실은 아스널과 맨유가 전과 같은 자금이 없거나, 기꺼이 쓸 돈이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둘의 영입은 향수를 자극하는 이유로서 괜찮고, 단기적으로 구멍을 메울 요원으로도 적합하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두 클럽의 스카우트 시스템이나 유스 시스템이 과연 안녕한지를 궁금해야만 한다. 당신이 만약 아스널의 전도 유망한 젊은 선수라면, 그리고 1군 선수로서 준비된 선수로 평가 받는다면, 앙리의 복귀를 보고 어떤 마음이 들까? 이는 1군에 끼어 들려 노력하는 선수들에게는 좋지 못한 신호다.

하지만 그것은 클럽이 지출할 자금이 없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축구는 실재하는 세계에서 움직이는 것이지, 완벽히 동떨어진 세상에 있는 게 아니다. 경제가 불황이면 축구가 영향을 받는다. 최고 수준의 경기조차 그렇다.

그러나 불황이 돈을 보유한 이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이듯, 이는 축구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진실이다.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기업은 최근 회사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때는 불황이나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시기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다른 이들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순간으로 이용한다. 이런 시기에 가져야 할 태도는 상상력과 용기다.

물론 이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유럽에는 자금을 쓰지 못해 안달인 팀도, 돈을 챙기는 상황을 행복해 하는 팀도, 적어도 비용을 절감하려는 팀도 많다는 점을 익히 알 것이다.

(유럽 클럽 팀들의 사정을 고려하면 K리그) 클럽이 브라질 인맥을 가진 에이전트를 애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브라질 선수를 또 다른 브라질 선수를 영입하기 보다는, 다소 어렵지만 더욱 분별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프리미어리그를 예를 들어보자. 클럽에는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가 있다. 클럽이 공식적으로 매 시즌 9월과 2월 초에 두 번 이름을 올리는 25명의 스쿼드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재능 있는 선수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스쿼드에서 빠진다. 예컨대 너무 나이가 많거나, 21세 이하의 선수의 경우 25인 스쿼드에 포함될 필요가 없음에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그리 잘하지 못하거나 적당한 포지션의 선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클럽은 이러한 선수들을 급여지급대상자 명단에서 삭제하고 싶어한다. 누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돈을 주고 싶어하겠는가? 25인 스쿼드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은 컵대회 경기에 뛸 수 있겠지만 시즌 후반기에나 가능하다. 몇 경기 있기는 하지만 일부 클럽은 어떠한 경기 일정도 없다.

K리그 클럽은 이러한 클럽의 문을 두드리고, 잉여 자원을 살펴봐야 한다. 그곳에는 상당히 많이 능력 있는 선수들이 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한국에 가고 싶어하지 않겠지만, 일부 나이 어린 선수들은 무대를 기꺼이 바꿔 괜찮은 수준에서 경쟁력 있는 축구를 하기를 원할 것이다.

예를 들어 첼시를 봐라. 클럽은 벨기에 대표팀 출신 골잡이 로메루 루카카를 챔피언스리그 25인 스쿼드에서 제외했다. 프리미어리그 스쿼드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은 동일하다. 9월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준수한 실력을 보여준 스토크 시티의 대니 퓨와 마이클 톤지가 방출됐고, QPR은 8월 말 이적 시장 마감일에 수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가 롭 헐스를 잉여자원으로 만들었다. 이 선수들은 전세계 어느 리그에서나 괜찮은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들이고, 특히 K리그 팀 어느 곳에서도 굉장한 선수가 될 것이다.

이것은 단지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K리그 팀들은 국제 축구 시장에서 좀 더 철저히 준비를 한 다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로베르 피레처럼 유명한 선수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의 플레이를 한국에서 본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지만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판단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 그보다는 영입 가능한 선수가 누가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잉글랜드 클럽은 물론이고 타 유럽 국가의 클럽들과 접촉을 하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 실제로 그리 하는 일 어렵지만은 않다.

글= 존 듀어든
번역= 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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