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컵] 노르웨이전 대승 비결 ‘도깨비 전술’
입력 : 2012.01.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방콕(태국)] 윤진만 기자= ‘누가 누구지?’

21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상대한 노르웨이 대표팀 에길 올센 감독은 경기 내내 머리를 긁적였을 것 같다. 첫 출발은 비디오 분석을 한대로 한국이 4-2-3-1 전술로 나섰는데 그 전술이 시간이 흐를수록 옅어진 탓이다. 예상을 벗어난 ‘도깨비 전술’에 준비한 경기가 나올 리 만무했다.

올림픽팀은 최전방 공격수 김현성을 필두로 왼쪽부터 김보경, 백성동, 서정진을 공격 2선에 배치하고 중원은 윤빛가람과 한국영에게 맡겼다. 그러나 이들의 위치는 경기 초반 이후부터는 중요치 않았다. 수시로 위치를 바꿨다. 포백을 제외한 공격 진영의 7명 중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을 제외한 선수들이 해당됐다. 일사불란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술 변화의 핵심은 윤빛가람이었다. 윤빛가람의 평소 임무는 경기 조율이다. 하지만 이날은 한국영보다 공격 진영으로 앞선 위치해 있으면서 우측과 좌측을 넘나들며 문전을 향해 파고들었다. 윤빛가람의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생긴 빈 공간은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김보경, 서정진, 백성동이 번갈아 가며 채웠다. 윤빛가람이 공격에 가담하면 전술은 백성동이 김현성과 나란히 서 4-1-3-2로 바뀌었다.

공격형 미드필더간의 위치 변화는 상대를 혼란 시키기에 충분했다. 15일 태국전과 18일 덴마크전에서 시도한 것과는 차원이 틀렸다. 공격 성향이 강한 세 선수는 다양한 위치에서 상대를 괴롭혔다. 공격 실마리가 원활하게 풀리자 골 문 앞 기회도 덩달아 생겼고 전반 두 골과 후반 한 골을 포함하여 세 골을 폭발시켰다.

전 세계 많은 감독이 선수들간의 위치 변화를 전략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지 않으면 빈번한 위치 교대는 화를 부른다. 빈 공간이 생기고, 공격 작업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올림픽팀 선수들은 홍명보 감독의 의중을 정확하게 읽고, 경기장 위에서 실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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