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協 의혹은 사퇴와 함께 사라졌다
입력 : 2012.01.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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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횡령 파문을 서둘러 봉합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구석은 여전하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김진국 전무는 논란이 일어난 지 하루만인 27일 전격 사퇴했다. 김 전무는 사퇴 인사에서 “한국 축구 발전이나 축구협회의 단합에 누가 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비리 행위 직원을 감싸거나 관련 사건의 조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부정했다. 협회 노조는 전일(26일) 성명 발표를 통해 김 전무가 본건의 조사 과정에 부당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손성삼 노조위원장 외 간부 2인은 “이번 사퇴 결정을 수용한다”라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손 위원장은 “사퇴 결정은 수용하지만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한 사과나 해명이 없었던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노보(그린카드)를 통해 본 건 처리 과정의 문제를 계속 지적해왔다. 내부 소통을 막고 있던 책임자가 물러난 만큼 향후 이런 일은 재발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로써 이번 횡령 파문은 일단락되었다. 횡령 금액이 다시 채워지고 잡음의 장본인이 옷을 벗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서둘러 먼지만 털어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책임자 문책과 의혹 규명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비리 직원에게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한 결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협회 내부적으로 명예퇴직 관련 규정을 없애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결정된 위로금 지급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 일을 진두지휘했던 사람이 자리에서 물러나자 책임까지 사라져버렸다. 이에 대한 협회의 언급은 일체 없다. 조중연 회장도 “보도자료에 나온 대로다”라고만 대답했다. 의혹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보도자료에 나온 그대로”라며 입장 표명을 거부하며 에둘렀다. 협회의 수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었지만 기대를 저버렸다. 전날까지 '형사고발'을 언급하며 강하게 나갔던 노조마저 "영원히 풀리지 않은 의혹으로 남게 되었다"라며 갑자기 꼬리를 내렸다.

횡령이 일어날 수 있는 틈을 없애기 위한 업무개선 계획도 이번 조치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제도적 허점이 원인이었으니 제도 자체를 수술해야 하지만 협회는 여전히 “사람만 바꾸면 된다”는 식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얼마 전 납품받은 경영 컨설팅 보고자료에 이미 다 나와있다. 하지만 권고사항 대부분 협회 사정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없어지니 그 문제들과 의혹까지 함께 사라져버렸다. 협회 안에서 통용되는 대단히 편한 계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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