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옮긴 구자철, 축구인생의 봄 맞이할까
입력 : 2012.02.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유럽무대 진출 후 우울증 증세를 보일 정도로 정서적·육체적으로 혹독한 1년을 보낸 구자철(22)이 둥지를 옮겨 임대성공 신화를 준비한다.

구자철은 이적시장 최종일에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팀을 옮겼다. 반년 임대로 2011/2012 시즌 종료까지 새 팀에서 활약하다 원소속팀으로 복귀하는 계약이다. 임대는 1년 동안 교체 포함 22경기 출전에 그친 구자철의 최선책이다. 펠릭스 마가트 볼프스부르크 감독의 만류에도 경기 출전을 위해 새 둥지에서 새 출발하기로 마음 먹었다.

‘탈출’에 성공했다고 장밋빛 인생이 펼쳐지는 건 아니다. 축구 사전에 ‘주전 확보’라는 말은 없다. 중앙 미드필더 자원을 대거 영입한 볼프스부르크보단 낫지만, 아우크스부르크에도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4-5-1 전술에서 다섯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요스 루후카이 감독은 하지메 호소가이, 다니엘 바이어, 악셀 벨링하우센, 앤드류 싱칼라, 마르셀 은뎅, 토르스텐 오를 등을 중용하고 있다.

구자철이 경쟁에서 승리해 자신이 원하는 중앙 미드필더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무엇보다 빠른 팀 적응이 필요하다. 2011년 1월 31일 분데스리가에 첫 발을 디딘 구자철은 분데스리가에서만 1년을 보내며 리그 스타일과 분위기가 친숙하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볼프스부르크와는 색깔이 다르다.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는 롱볼 플레이가 주무기다.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팀 스타일 파악이 중요하다.

훈련과 경기를 통해 팀 동료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고 감독의 신임을 얻으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자철은 K리그 4년, A대표팀에서 4년 가까이 활약하면서 국내외 경기에서 빼어난 활약을 했다. 뛰어난 볼 컨트롤과 창의적인 패스, 날카로운 득점 본능을 발휘했다. 기술 면에선 체력을 앞세운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선 게 사실이다.

강한 의지도 구자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구자철은 독을 품었다. 마가트 감독이 작년 8월과 올 1월 각각 함부르크, 하노버의 임대 이적을 막아서고도 출전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은 탓이다. 5월 시즌 종료까지 아우크스부르크를 강등권에서 구해내고 본인의 축구인생 전기를 맞이하기 위해 이를 악문 구자철이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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