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형제, 이번엔 해외파 차출 과제로 골치
입력 : 2012.02.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잠잠하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수 선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유럽파 점검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최강희 A대표팀 감독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올림픽 최종예선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의 표정은 모두 어두웠다. 최강희 감독은 아스널 이적 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박주영(아스널)의 암담한 현실을 직접 보고 돌아와서고, 홍명보 감독은 한달 가까이 준비한 사우디전에서 실망스러운 1-1 무승부를 기록한 탓이다. 30분 먼저 도착한 최 감독과 나중 도착한 홍 감독은 각기 다른 이유로 고민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두 감독은 동일한 문제를 두고 고민하고 있기도 했다. 2월 월드컵, 올림픽 진출 여부가 갈릴 중동팀과의 대결을 앞두고 불거질 선수 차출 문제를 우려했다. 최 감독은 “국내 선수들은 연맹과 각 소속 팀이 협조를 해 주었지만, 해외 팀들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홍 감독 역시 구체적으로 일부 J리그 구단에서 선수 차출에 난색을 표해 협상을 해봐야 소집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A대표팀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48시간 전 소집 규정상 유럽 구단의 배려가 없으면 27일에야 유럽파 선수가 소집 가능하다. 하루 남짓 발을 맞추고 경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곧 최 감독이 조직력은 배제한 채 유럽파 컨디션만 보고 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위험이 크다. 그래서 최 감독은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는 대다수 유럽파 대신 열흘 소집 훈련이 가능한 국내파 위주로 쿠웨이트전을 준비할 의중을 드러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A대표팀 선수 구성 틀을 바꾸는 일이라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올림픽팀도 답답하다. 올림픽 예선에 FIFA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J리그 구단을 설득해야 훈련에 맞춰 소집할 수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직접 일본을 순회하고 끊임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가까스로 J리거를 차출한 홍 감독은 23일 오만 원정 경기를 앞두고 15일 재소집 전까지 일주일 남짓 협조 요청에 매달려야 한다. 백성동(주빌로), 장현수(FC 도쿄) 등이 새롭게 일본으로 건너가 풀어야 할 숙제가 늘었다. 사우디전 참가 선수 23명 중 J리거만 9명이다. 3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담금질에 한창인 K리그 구단들의 눈치도 봐야 한다.

2월의 마지막 7일은 한국 축구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시기다. A대표팀은 쿠웨이트전에서 패하면 축구 대제전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한다. 올림픽팀도 오만의 승점 1점차 추격을 받고 있어 오만전은 올림픽 본선행을 위한 결승전이나 다름 없다. 경기 준비에 집중하기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상황에 선발 문제까지 떠안아 양 감독의 두통은 더욱 심해졌다.

사진=이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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