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챌린지컵 우승’에도 채찍 든 이유
입력 : 2012.02.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가고시마(일본)] 배진경 기자= 화덕에서 풀무질로 벌건 쇳덩이를 만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찬물에 냉각시켜 망치로 ‘탕탕’ 두들긴다. 곧 칼도 벼려지고 낫이나 쇠스랑도 완성될 것이다. 난데 없이 웬 대장간 풍경을 그리는가 싶겠지만 사실은 성남일화의 이야기다. 일본에서 2차 전지훈련을 시작한 성남의 요즘은 담금질이 한창인 대장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성남은 지난 1월 말 홍콩에서 열린 챌린지컵에서 우승했다. 광저우 부리(중국)와 시미즈S펄스(일본)를 각각 5-1로 대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두 경기에서 보여준 성남의 파괴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신태용 감독 스스로도 “이렇게 잘 해낼지는 몰랐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나온 성과라 더 놀라웠다. 선수단의 자신감과 사기가 수직으로 상승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승 기쁨도 잠시. 홍콩에서 돌아온 신 감독은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급랭시켰다. 광양에서 진행된 국내 훈련에서 일부러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저점으로 떨어뜨렸다. 들떠있던 분위기도 서둘러 가라앉혔다. 자칫 이 상태로 가다가는 시즌 전체를 그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전지훈련에서부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려 시즌 개막 시점에는 좋은 컨디션으로 나설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12일 선수단과 함께 일본 가고시마에 도착한 신태용 감독은 “원래 내가 구상했던 스케줄에서 어긋난 부분이 있다”며 챌린지컵 우승 후유증(?)을 고백했다. 이어 “지금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제일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한 번 올라갔던 컨디션을 끌어내렸기 때문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더 날카로운 창끝을 다듬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성남은 일본 전훈에서 컨디션 조절 훈련과 함께 현지 클럽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전술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시미즈S펄스도 연습경기(16일) 상대다. 홍콩 챌린지컵 이후 재대결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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