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허정무, 유니폼 색깔에 얼굴 붉힌 이유는?
입력 : 2012.02.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 류청 기자= 유니폼 발표회는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다. 새로운 유니폼과 함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한다. 분위기도 가벼운 편이다. 그런데 13일 인천 유나이티드의 발표회 현장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인천은 유니폼 공개를 앞두고 약간의 진통을 겪었다. 구단 측에서 유니폼에 빨간색을 넣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팬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팬들은 파란색과 검은색이 인천의 전통적인 색이라고 주장하며 각을 세웠다. 지난 시즌 유니폼도 파란색과 검은색의 조합이었다.

몇몇 팬들은 유니폼 공개 행사가 열린 송도 파크 호텔로 찾아오기도 했다. 인천의 한 관계자는 행사 시작을 앞두고 “팬들이 항의하러 찾아온 것 같다”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개된 홈 유니폼은 파란색을 바탕으로 어깨 부분에 빨간색이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밝은 느낌이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검은색이 빠졌다. 원정 유니폼은 흰색 바탕에 파란색이 조금 들어갔다.

허 감독은 팬들의 불만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팬들이 내세운 전통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랭피크 마르세유 등 해외 명문팀들도 유니폼 색상을 바꿨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세계적인 팀들도 유니폼이 많이 바뀐다. 파란색을 전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유니폼을 결정하면서 파란색이 인천시의 색이라고 해서 그 색상을 바탕으로 하고 나머지는 디자인에 맡겼다. 한색으로 통일하고 가는 팀은 없다. 너무 민감하신 게 아닌가 싶다.”

팬들은 허 감독의 이야기를 수긍하지 않는 눈치였다. 한 팬은 허 감독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크게 휘파람을 불며 반대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관계자들의 제지에 더는 항의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허 감독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하소연을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유니폼은 어두워서 야간 경기를 하면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밝게 유니폼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파란색을 유지하면서 조금의 변화를 줬을 뿐인데…”라며 안타까워 했다.

물론 모든 논쟁이 그렇듯, 인천의 유니폼 논쟁도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결국 방법은 인천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허 감독은 “자원이 한정돼 있는데, 맨땅에 헤딩하는 거지 뭐”라고 말하며 웃었다.


사진=이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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