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곤, 중국 선수에 맞고도 먼저 사과...왜?
입력 : 2012.02.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치유안(중국)] 류청 기자= 사과는 때린 사람이 맞은 이에게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인천 유나이티드의 안재곤(28)이 다롄 아얼빈 선수에게 경기중에 뒤통수를 맞고도 먼저 찾아가 사과를 했다.

안재곤은 23일 중국 치유안시에 있는 광저우 헝다 연습구장에서 벌어진 다롄 아얼빈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가격 당했다. 인천이 1-0으로 앞서던 후반에 볼을 두고 경합하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가 소리를 지르며 크게 넘어졌다. 안재곤은 넘어진 선수에게 바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는데, 상대 선수는 안재곤의 뒤통수를 퍽 소리가 멀리서도 들릴 정도로 세게 때렸다.

순간 분위기가 험악해졌지만, 안재곤이 반격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으며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재곤은 분을 삭였고, 상대 선수는 다시 그라운드에 누워버렸다. 심판은 두 선수를 모두 퇴장시켰다. 안재곤은 터덜터덜 걸어 나오다가 다시 넘어져 있는 선수에게 다가가 미안함을 표했다.

안재곤이 사과를 한 것은 고의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밖에서 지켜보던 허정무 감독도 “고의도 아닌데 너무 민감한 것 아니냐”라고 했다. 안재곤은 자신을 지도했던 옛 은사 장외룡 감독에게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화를 꾹 눌렀다. 그는 경기 전부터 장 감독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 어이가 없다. 축구 하다가 처음으로 상대에게 맞았다. 아프지는 않은데 전반전부터 내가 계속 차였는데 억울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장 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에 참았다. 지금 인천에는 장 선생님께 배운 선수가 나 밖에 없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팀 내에서 선후배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안재곤은 마지막까지 남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장 감독을 찾아가 “선생님 오랜만에 뵀는데 죄송합니다. 다치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 감독도 웃으며 신경 쓰지 말라며 격려했다. 안재곤은 상대 선수에게도 재차 악수를 청했다.

행동이 다르면 결실도 다르다. 안재곤은 신중한 행동으로 허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도 별다른 꾸지람을 듣지 않았다. 반면 안재곤을 가격한 중국 선수는 징계를 앞두게 됐다. 장 감독은 “저 녀석은 스페인 전지 훈련에서도 문제를 일으켜 한 달 월급을 받지 못했는데, 이제 두 달이 되겠다. 동업자인 상대 선수를 해하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인천은 매너에서도 이기고 결과도 가져왔다.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중국 전지훈련을 무패로 마감했다. 인천은 4승 1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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