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전] 지옥 맛본 韓 축구, 기성용 투입으로 기사회생
입력 : 2012.03.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민선 기자= 제3자 입장에서는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지만 당사자는 죽을 맛이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은 고사하고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진출도 하지 못할 뻔 했다가 그야말로 지옥 문 앞에서 기사회생했다.

한국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쿠웨이트전에서 2-0 신승을 거뒀다. 64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이근호가 중앙으로 패스, 김신욱이 실축을 한 것이 이동국에게 흘러갔고, 이동국이 침착하게 쿠웨이트 골망을 흔들었다. 6분 뒤에는 이근호가 아크 서클에서 또 다시 쿠웨이트 골문을 흔들어 순식간에 2-0으로 만들었고, 결국 B조 1위로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한국의 전반전은 도저히 그간 한국 축구가 보여준 모습이라고 믿겨지지 않았다. 패스는 정교하지 못했고, 공격으로의 전환은 매우 느렸다. 공수 간격이 매우 넓었고 선수들 간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반면 한국이 보여줘야 할 경기를 쿠웨이트가 보여줬다. 정교하고 빠른 패스와 볼 점유율을 통해 손 쉽게 한국의 중원을 장악하며 금세 한국 수비진 코 앞까지 밀고 들어왔다. 쿠웨이트 킬러라는 이동국은 자신의 별명답지 않은 경기를 시종일관 선보였고, 박주영은 경기의 흐름이 답답했는지 골을 노리기보다는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링커 역할을 했다.

경기의 흐름은 51분 기성용이 투입되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강력한 태클과 정교한 롱 패스로 쿠웨이트에게 빼앗겼던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비록 쿠웨이트의 빠르고 강한 침투와 패스에 밀려 지속적으로 실점 기회를 내줬지만, 전반전과는 다른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차분히 만들어냈다. 결국 기성용 효과는 투입 13분만에 나타났다. 64분 이동국이 이근호, 김신욱으로 이어지는 볼을 받아 차분히 쿠웨이트 골망을 흔든 것. 답답했던 경기 흐름을 일시에 바꾸는 골이었다.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와 70분 이근호의 골로 이어졌다.

두 골 이후 한국이 완벽하게 승기를 잡자 기성용은 더욱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김상식이 교체아웃되자 그 역할을 이어 받아 수비라인 바로 앞에서 쿠웨이트 예봉을 1차로 꺾는 역할을 했다. 역습 상황에서는 김재성에게 자리를 맡기고 문전 앞으로 뛰어가기도. 결국 한국은 기성용의 예리하고 안정적인 역할에 힘입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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